직장인 김민아(33)씨는 최근 서울 관악구에 있는 단골 횟집에서 방어를 주문하려다 깜짝 놀랐다. 대방어 1~2인분이 5만80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작년에 같은 식당에서 4만원에 먹었는데 너무 비싸졌다"며 "방어 대신 2만8000원짜리 광어·우럭 모듬회를 사먹었다"고 했다.
대표적인 겨울 생선으로 꼽히는 방어(魴魚) 도매 가격이 최근 1년간 60% 올랐다. 13일 수협 노량진수산 시세 동향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1~6일) 방어 1㎏ 경매 낙찰가는 2만6600원으로 집계됐다. 겨울에 많이 먹는 참돔(1만8300~2만200원) 값은 작년과 비슷하고 연중 스테디셀러인 광어(1만400원~2만원)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는데 방어가 유독 급등했다.
방어 가격이 오른 건 젊은 세대의 '겨울 방어 선호' 현상과 '겨울철 풍랑으로 인한 자연산 공급 차질', '양식용 치어 가격 상승' 세 가지가 겹친 영향이다. 방어는 크게 자연산(동해·제주), 양식(남해), 수입산(일본산)으로 구분된다. 공급 물량에서 자연산이 51% 비중을 차지하고 수입산은 42%, 양식은 7%다.
① "방어 먹으러 오픈런"… 급증한 방어 인기
방어값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수요 급증이다. 방어는 산란을 앞둔 겨울에 평소보다 지방이 많아져 기름진 맛이 난다. 한때는 너무 기름지다며 덜 찾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MZ세대가 꼽는 '겨울철 필수 음식'이 됐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서 방어를 태그한 게시물 수는 28만개가 넘는다.
방어의 인기는 대형마트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이마트의 이달 1~10일 방어 매출은 전년 대비 521% 늘었고, 롯데마트는 최근 3년 같은 기간 매출이 연평균 138%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방어는 해산물 코너의 겨울 간판 상품"이라며 "1~2인용 상품도 잘 팔리고, 다른 생선과 모듬회로 구성한 3~4인용 상품도 완판된다"고 했다.
② 2~3일에 한 번꼴로 풍랑주의보… 쉽지 않은 방어 어획
방어값 상승은 공급량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자연산 어획이 최근 잦은 풍랑으로 원활하지 않았던 영향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월 중순부터 제주·강원·경남 해역에 2~3일 간격으로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제주 모슬포수협 관계자는 "일주일 중 사흘은 조업을 못 한다"며 "지난달 20~23일 열린 제주 방어축제 기간에도 수급이 빠듯했다"고 말했다.
③ 방어 인기에 치어 가격도 '쑥'
양식용 방어 치어 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식 방어는 주로 어린 방어를 구입해 통영 인근 가두리에서 키우는 '축양 방식'으로 생산된다. 경남의 한 수협 관계자는 "지난해 이상기온으로 우럭이 집단 폐사하자 일부 양식업자가 방어 양식으로 전환했다"며 "이에 치어 확보 경쟁이 벌어지면서 치어값이 오른 것이 방어 시세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