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6원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추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다만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하락 폭이 제한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5.9원 내린 1464.5원에 개장했다. 낙폭은 지난달 26일(-7.4원) 이후 가장 크다. 새벽 2시 마감가와 비교하면 6.3원 내렸다.
이날 새벽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커졌다. 연준은 이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p로 좁혀졌다. 한미 금리차가 작아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이 줄고 원화 가치가 상승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9시 1분 기준 DXY는 전날보다 0.06% 내린 98.58을 기록 중이다. 이 지수가 98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10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다만 환율 추가 하락세는 제한되는 모습이다. 연준이 추가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한미 금리차가 더 좁혀지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금리(물가 상승이나 하락을 유발하지 않고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 추정치의 넓은 범위 내에 있다"고 평가하며 경제 상황을 더 지켜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 보고서도 인하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연준은 내년 말과 2027년 말 기준 기준금리 예측치는 중앙값 기준 각각 3.4%, 3.1%로 제시했다. 0.25%p씩 금리를 내린다고 가정할 때 내년과 후년에 각각 한 차례씩만 금리를 인하한다는 의미다.
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돼 있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지난달 24일(현지 시각)부터 연준이 금리를 내릴 확률을 80% 이상으로 반영해 왔다. 금리 결정 직전에는 88.64%로 높아지며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최근 금리인하 자체는 환율에 많이 반영돼 있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서 달러 약세는 재개되겠지만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향후 환율 흐름에 대해 "연말까지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고 보지만 1420원 밑으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