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반도체 공장을 조성하는 데 2047년까지 약 7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10일 밝혔다. 또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전력·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국비 지원을 확대하고 반도체특별법에 특례를 신설하겠다고도 했다.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를 찾은 한 관람객이 로봇을 활용한 반도체 검사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산업통상부는 이날 오후 2시 대통령실에서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산업 전략'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김정관 장관은 "우리가 잘하는 반도체 제조 분야는 기업 투자를 전방위 지원해 세계 1위 초격차를 유지하고, 경쟁력이 부족한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분야는 10배로 키우겠다"고했다.

정부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데 2047년까지 약 7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현재 반도체 생산·연구 팹(공장)을 합해 21기인데, 16기를 추가해 37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전력·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국비 지원을 확대한다. 반도체특별법에 관련 특례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는 미래형 반도체라고 불리는 NPU(Neural Processing Unit·신경망 처리 장치) 개발·상용화에 2030년까지 1조267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NPU는 사람 두뇌를 모방해 AI 학습에 쓰이는 인공 신경망을 구현한 AI 반도체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서는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딥엑스가 NPU를 개발했거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확보하는 데 3606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차세대 메모리와 미래차·로봇의 핵심부품인 화합물 반도체 개발에 각각 2159억원, 2601억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국가 1호 팹리스-파운드리 '상생 팹'을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삼성·SK키파운드리·DB하이텍과 협의해 12인치 40나노급 상생 파운드리를 4조5000억원 규모로 구축한다. 이 공장에서 팹리스 개발·상용화가 이뤄질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한국 반도체 대학원대학' 설립을 검토한다. 기업이 대학원대학 운영에 직접 참여해 석·박사 인력을 양성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반도체 산업을 비(非)수도권으로 확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 특화단지는 비수도권에 한해서만 새로 지정한다. 또 광주-부산-구미를 잇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를 구축한다. 광주는 첨단 패키징 산업단지로, 부산은 전략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구미는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이 모이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AI 시대,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정부 관계자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주성엔지니어링·ASML코리아·동진쎄미켐·신성이엔지 ·SK실트론·퓨리오사AI·리벨리온·딥엑스·모빌린트·텔레칩스·Arm코리아·DB하이텍·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씨티증권 등 산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또 학계에선 서울대학교, 가천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관계자가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