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고등학생 3명 중 1명꼴로 '자퇴'를 고민해 본 적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진로 선택 어려움과 내신 성적 압박감이 커졌다는 이유를 많이 꼽았다. 고교학점제는 마치 대학생처럼 스스로 과목을 선택해 공부하도록 하는 제도로, 현 고등학교 1학년인 2009년생부터 적용돼 시행되고 있다.

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 3단체는 18일 전국 고등학생 16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생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월 1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교육청에서 '2025 고교학점제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조사 응답자의 33.5%는 '자퇴를 적극적으로 고민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다수는 그 이유로 ▲진로 결정과 변경에 대한 어려움 ▲내신 성적 관리의 어려움 ▲학점 미이수에 대한 우려 ▲학교 분위기 적응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

설문에 응답한 한 학생은 "진로가 아직 뭔지 모르겠는데 그에 맞춰 선택과목을 고르라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고, 또 다른 학생은 "고교학점제가 오히려 나의 진로 선택에 방해가 된다"고 답했다.

고교학점제 시행과 함께 내신 구간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줄어든 것과 관련해서 한 응답자는 "수행평가, 지필고사, 생활기록부, 수능 준비까지 해야 하는데, 한번 실수해서 2등급 나오면 대학도 못 갈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했다.

조사에 참여한 고등학생 중 절반 이상은 '고1 스스로 진로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또 '미이수 처리나 이에 따라 실시되는 최소성취수준보장지도(최성보) 대상 학생은 문제 학생으로 여겨진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60.5%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고등학생 중 70.13%는 '고교학점제 체제에서 과목·진로 선택을 위해 학원·컨설팅 등 사교육업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교원 3단체는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와 미이수제 전면 폐지, 진로·융합 선택 과목의 절대평가 전환부터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교원과 학생 모두 교육적 효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고교학점제를 신속히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