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카드사 고객인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연말에 카드사 바우처(voucher·금액형 상품권)로 고급 일식당을 예약하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예약하려는 날짜에 식당이 리모델링 공사 중이라 이용이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이씨는 바로 카드사에 항의했지만 "약관에 '제휴사 사정으로 원하는 날짜에 이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명시돼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지난해 제·개정된 여신전문금융회사(신용카드사 등)의 1668개의 약관을 심사한 결과, 여전사의 불공정약관 46개 조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관할 부처인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매년 금융기관에서 제·개정한 금융거래 약관을 심사해 관할 부처인 금융위에 시정을 요청한다.
공정위는 A카드사처럼 제휴사와 가맹점 사정에 따라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거나 중단하는 내용의 약관을 둔 것이 약관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약관법 10조는 상당한 이유없이 급부의 내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결정·변경할 수 있는 조항을 금지한다. 또 같은법 6조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을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또 카드사가 서비스 이용 정지 사유를 추상적으로 명시한 것도 약관법 위반이라고 했다. 예컨대 B카드사는 금융플랫폼 이용약관에 '고객이 서비스를 부정한 방법으로 이용한 경우 서비스 이용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해놨다. 약관법 9조는 '사업자에게 법률에서 규정하지 않은 해제권이나 해지권을 부여해 고객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조항'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는 카드사가 고객과의 소송을 카드사 본점이나 영업소 소재지 관할 법원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 한 약관도 문제가 있다며 금융위에 시정을 요청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66조에 따르면 금융상품 비대면 계약과 관련한 소송 관할 법원은 소비자 주소지로 정하고 있다. B카드사는 체크카드 개인회원 약관에 "이 약관에 따른 거래에 관한 소송은 회원의 주소지, 카드사의 본점 또는 영업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으로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