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년 간 실업급여의 일종인 구직급여를 받은 사람 중 127만7000명은 기존 직장에서 받던 월급보다 구직급여 월간 수령액이 많았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13일 나왔다. 낮은 월급을 받고 일을 하느니 차라리 구직급여를 받는 게 이익이 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런 구조가 저임금 근로자의 근로 의욕을 꺾고 고용보험기금 재정에 부담이 되므로, 구직급여 하한액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는 모습. / 뉴스1

이날 감사원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고용보험기금 재정관리실태'를 발표했다. 지난 2016~2023년 구직급여 수급자의 월간 수령액과 기존 직장 월급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실태 조사를 한 것이다.

정부는 직장을 잃은 고용보험 가입자에게 최소 120일부터 최대 270일까지 구직급여를 준다. 기존 직장에서 나오기 직전 3개월 간 평균임금의 60%를 기준으로 구직급여 액수를 정한다. 이 액수가 최저임금보다 낮다면 최저임금의 80% 수준으로 높여준다. 최저임금이 높아지면 구직급여 하한액도 올라가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이후 최저임금이 해마다 인상되면서 구직급여 하한액은 2013년 하루 3만4992원이던 게 작년에는 하루 6만3104원으로 1.8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작년 기준으로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의 66%가 하루 6만3104원을 적용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구직급여 하한액 수급자가 주간·월간 단위로 받는 액수가 최저임금 근로자 임금의 93.3%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최저임금을 받는 직장을 떠나 구직급여를 받으면 실제 소득이 늘어날 수 있다. 최저임금을 받고 주5일 근무하면 유급휴일 수당을 포함해 6일치 임금을 받지만, 구직급여는 최저임금 80%를 7일간 받기 때문이다. 또 구직급여를 받는 동안에는 소득세, 4대 보험료 등을 내지 않을 수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지난 2016~2023년 구직급여 수급자 중 127만7000명은 기존 직장에서 3개월 간 받은 평균 임금보다 구직급여 월간 수령액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해당하는 127만7000명은 작년 한 해 구직급여 수급자 수(170만명)의 75%에 이른다. 이들이 기존 직장 월급보다 더 받은 구직급여 액수는 1조2580억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