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다운 계약과 증여세 탈루 등 불법 행위를 단속하는 감독 기구가 내년 출범한다. 정부는 감독 기구 출범을 준비하는 조직 '부동산 감독 추진단'을 다음 달 3일 발족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련 부처 합동 브리핑을 개최해 부동산 불법 행위 조사·수사 경과와 계획을 발표하고 부동산 감독 기구 설치 계획을 밝혔다.
김용수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부동산 불법 행위는 시장을 교란할 뿐만 아니라 서민과 청년들의 경제적 기반을 파괴하는 악성 범죄"라며 "무관용으로 끝까지 적발해 조치하고 신속한 주택 공급을 통한 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6월부터 최근까지 이상 거래와 전세 사기 등으로 의심되는 2696건을 추린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이상 거래란 가격이 시세 대비 월등히 높거나 계약 체결 후 장기간 잔금을 입금하지 않았음에도 그 이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은 경우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대표적으로 자기자본 없이 자금 조달의 대부분을 특수 관계인에게 차입해 고가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 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토부 조사 결과, A씨는 부모 증여 1억원과 차입 29억원으로 30억원 규모의 서울 소재 아파트를 매입했다. B씨는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실제 매매가보다 5000만원을 낮춰 신고(다운 계약)했다. 국토부는 이 두 사례를 포함해 의심 거래로 보이는 전 사례를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등 관계 행정 기관에 통보했다. 이 중 35건은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금융위는 은행 대출 분야를 집중 점검 중이다. 금융위가 올해 1~7월 7개 은행에서 신규 취급된 사업자 대출 5805건을 점검한 결과, 용도 외로 유용한 사례를 45건(대출액 규모 119억원) 적발했다. 사업자 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에 활용한 사례가 많았다.
금융위는 45건 중 25건(38억원)에 대해 대출금을 회수했다. 나머지 20건은 차주 소명을 거쳐 연말까지 대출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용도 규정을 위반한 차주는 일정 기간 해당 은행에서 신규 사업자 대출 취급이 제한된다. 금융위는 사업자 대출 역시 가계 대출과 마찬가지로 약정 위반 정보를 신용정보원에 등록해 모든 금융사가 여신 심사에 활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30억원 이상의 초고가 주택에 대해 지난해 거래분부터 순차적으로 전수 검증하고 있다. 그 결과, 법인 자금을 빼돌려 아파트를 취득한 법인 대표 C씨, 부친으로부터 수십억원을 증여받아 고가 아파트를 매입한 D씨 등이 적발됐다. 국세청은 C씨 소유 법인의 법인세와 D씨의 증여세를 추징했다.
경찰청은 이달 17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집값 띄우기와 전세 사기 등 8대 불법 행위를 특별 단속하고 있다. 현재까지 146건, 268명을 수사해 64명을 송치했다. 특히 국토부가 집값 띄우기가 의심된다며 수사를 의뢰한 8건(18명)은 서울경찰청 부동산범죄 전담수사팀에서 병합 수사 중이다.
내년 초 출범할 부동산 감독 기구는 불법행위 범정부 컨트롤타워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수사 인력을 포함해 100여 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다만 정부 조직법 개편이 필요한 처나 청의 형태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
김용수 차장은 "(부동산 감독 기구가 생기면) 관계 기관 간 더 긴밀하게 협의해 (사안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수사 기능도 가질 계획이라 불법행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다만 공시지가 현실화 등 추가 규제 조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규철 실장은 "(공시지가는) 작년까지 현실화 계획 69% 수준에서 유지되는 상황"이라면서 "금년에도 그 수준을 유지하면서 향후 단계적으로 현실화 계획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별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추가 대출 규제도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담보인정비율(LTV) 규제에 있어 서민 실수요자에 대한 배려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추가적으로 세부적인 대출 규제 측면에서의 조정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