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이 지난해 전체 기업의 42.8%를 기록했다.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영업이익은 개선됐지만, 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데 따른 결과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44.1%로, 전년(191.1%)대비 상승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낸다.
기업 전반의 채무상환 능력은 개선됐지만 기업 간 양극화도 심해졌다. 한은에 따르면 영업이익으로도 이자를 다 내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42.8%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다.
문상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반도체 등 일부업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소규모 비우량기업은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면서 "이로 인해 전체적으로는 이자보상비율이 상승했지만 100% 미만 기업 수 비중도 동시에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기업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개선됐다.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 법인기업의 매출액은 3.7% 증가했다. 증가율은 1년 전(-1.5%)보다 개선됐다. 또 다른 성장성 지표인 총자산증가율도 6.3%에서 7.0%로 상승했다. 총 자산 중 유형자산증가율이 7.6%에서 9.5%로 커지면서 증가세를 견인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도 3.5%에서 4.6%로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를 중심으로 3.3%에서 5.1%로, 비제조업은 전기가스를 중심으로 3.7%에서 4.1%로 뛰었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3.8%에서 4.3%로 상승했다.
안정성 지표도 개선됐다. 기업 부채비율은 120.8%에서 119.9%로 하락했고, 차입금의존도도 31.4%에서 31.0%로 내렸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하락했다. 다만 기업규모별로는 차이가 있었다. 대기업은 부채비율이 101.0%에서 101.5%로 소폭 상승했고, 중소기업은 166.9%에서 162.7%로 내렸다.
문 팀장은 "늘어난 이익잉여금을 중심으로 자본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부채 비율이 하락했다"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하면 당기 순이익이 늘고, 자본이 증가하면서 안정성이 좋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