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신생률이 2011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재작년 기준으로 매출액이나 상용근로자가 없는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된 '소멸기업'의 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나라의 경제 역동성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기업생멸행정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또는 상용근로자가 있는 활동기업은 764만2000개로 전년보다 10만3000개 늘었다. 지난해 활동기업 수 증가폭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신생기업 수는 92만2000개로, 전년 대비 3만3000개(3.5%)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교육 서비스업에서 2000개(6.2%) 증가했으나, 경기 부진이 이어진 부동산업에서 1만6000개(8.8%), 숙박·음식점업에서 1만4000개(9.0%) 줄었다.
활동기업 중 신생기업의 비율을 뜻하는 신생률은 12.1%로, 전년보다 0.6%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신생률은 2020년 15.6%를 기록한 뒤 매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2023년 기준 소멸기업 수는 79만1000개로, 전년 대비 4만개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멸기업은 도·소매업 1만7000개(1만7000개·8.8%)과 운수·창고업(1만2000개·26.6%)에서 증가했다. 활동기업 중 소멸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0.5%로, 전년보다 0.3%p 상승했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의 역동성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신생률과 소멸률이 함께 상승하면 경제 역동성이 강화되고, ▲두 지표가 모두 하락하면 정체, ▲신생률이 상승하고 소멸률이 하락하면 회복, ▲신생률이 하락하고 소멸률이 상승하면 역동성 둔화로 해석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은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현상"이라면서도 "다만 향후 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고 판단해 신생기업 증가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신생기업 10곳 중 4곳은 설립 후 1년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신생기업의 1년 생존율은 64.4%로 전년보다 0.5%포인트(p) 낮아졌으며, 5년 생존율은 36.4%로 1.6%p 상승했다.
또 지난해 매출이 20% 이상 증가한 고성장기업은 5403개로, 전년보다 298개 줄었다. 보건·사회복지업(62개 증가)에서는 늘었지만, 정보통신업(-175개)과 건설업(-108개) 등 주요 산업에서는 감소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