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상무부 청사에서 한미 통상 협상 후속 협의를 벌였다.
양국은 한국이 제안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對美)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이로 인해 지난 7월 30일 협상을 타결한 이후로 최종 합의까지 이르지 못한 상태다.
김정관 장관은 이날 오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과 함께 워싱턴DC의 상무부 청사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 2시간가량 협상을 했다.
회의 후 김용범 실장은 취재진을 만나 "2시간 동안 충분히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진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2시간 동안 회의를 했다"라고만 말하며 답을 피했다.
김 장관이 러트닉 장관과 만난 것은 지난 4일 이후 2주 만이다.
양측이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액의 집행 방법과 관련해 의견 차이를 좁혔는지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는다.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계기에 정상 간 통상협상 최종 합의문이 체결될 지 주목된다.
앞서 김용범 실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래스 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지금까지와 비교해볼 때 양국이 가장 진지하고 건설적 분위기에서 협상하고 있는 시기"라며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이 잘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과 김 실장은 이날 입국 직후 첫 일정으로 백악관 업무 시설인 아이젠하워 행정동을 찾아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50여분간 면담, 양국 간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여 본부장도 동행했다.
김 장관은 보트 국장과의 면담 의제와 관련해 "'마스가'(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에 대해 여러가지 건설적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최근 중국이 마스가의 대표적 업체인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를 발표한 것도 논의했는지를 묻자 "그런 이야기까지는 아니고, 구체적으로 (마스가와 관련해) 어떤 프로젝트를 할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통상 협상을 지원사격했다. 구 부총리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선불로 이뤄질 경우, 한국의 외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구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은 재무장관이기 때문에 한국 외환시장을 정확히 안다"면서 "베선트 장관이 내부적으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얘기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내부에 (한국의 외환시장 상황을) 얘기해 달라고 (요청)해서 그 부분에 대한 언더스탠딩은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이어 "(미국이 한국의 외환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건) 굿 사인(좋은 신호)"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느냐 하는 부분은 진짜 불확실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