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0월 16일 오전 9시 39분 조선비즈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서울 한 빵 판매점 모습.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주요 제분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설탕 가격 담합 조사에 이어 밀가루 업계에도 칼을 뽑으면서, 빵값이 계속 오르는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의 핵심 원재료 시장 전반을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대선제분, 삼양사, 삼화제분, 한탑 등 7개 제분사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각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가격 협의나 출하 조정 등 부당한 공동행위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3월 진행된 설탕 업계 담합 조사에 이은 후속 조치로, 제빵 원재료 전반에 대한 시장 구조 점검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앞서 공정위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사를 대상으로 설탕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였으며, 이달 중 심사보고서 발송을 앞두고 있다.

공정위는 밀가루 가격 역시 독과점 구조 속에서 담합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국내 제분 시장은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사조동아원이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국제 밀 가격과 국내 밀가루 가격 격차가 최근 4년간 30% 이상 벌어졌다"면서 "이 같은 차이를 보면 시장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정위 조사가 대통령의 '생필품 물가 관리' 지시와도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말 국무회의에서 "설탕·밀가루 등 주요 식품 원재료 시장의 담합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빵플레이션' 현상은 실제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빵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5%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의 약 4배 수준이다. 빵값은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이어갔고, 국제 곡물가가 안정된 뒤에도 국내 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공정위가 밀가루와 설탕, 계란 등 주요 원재료 시장을 잇달아 들여다보는 배경이다.

한편 공정위가 의뢰한 공주대 산학협력단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129로 미국(125), 일본(120), 프랑스(118)를 웃도는 수준이다. 100g당 평균 빵 가격 역시 한국이 703원으로 프랑스(609원), 미국(588원)보다 높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진행 여부나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