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 최근 3년 8개월간 태양광 기업 대출을 대신 갚아줬다가 돌려받지 못한 금액이 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운영된 원전 기업 보증 손실은 3억원대에 불과했다. 기술보증기금은 기술금융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공공기관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방침에 따라 태양광 등 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전망인 만큼, 부실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더 강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1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이 기술보증기금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술보증기금이 운영하는 태양광 관련 보증의 대위변제액은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347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신규 보증 규모가 409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보증 사고율이 8.5%에 달한다.
기술 보증은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의 은행 대출 신청을 지원하기 위해 기술보증기금이 기업으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고 대출액의 일정 비율을 은행에 보증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국가 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상생협약보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산업부 출연 신재생에너지보증은 2021년 6월부터 시행돼 2023년 말 종료됐고, 기재부 탄소가치평가보증은 2022년 5월부터 현재까지도 공급되고 있다.
대위변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기업이 갚지 못한 대출을 정부가 대신 갚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위변제액을 다시 정부가 회수한 금액은 52억5800만원으로 회수율이 15.1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94억42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손실이 난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민간 출연 '신재생에너지 상생협약보증'에서 178억원 대위변제·37억7600만원 회수 ▲산업부 출연 '신재생에너지보증'에서 108억원 대위변제·6억9600만원 회수 ▲기재부 출연 '탄소가치평가보증'에서 61억원 대위변제·7억8600만원 회수 등을 기록했다.
반면 2022년부터 기술보증기금이 운영하기 시작한 원전 기업에 대한 특례보증에서는 사고가 비교적 드물게 발생했다. 대위변제액은 4억원에 그쳤는데, 700만원이 회수돼 실제 손실액은 3억9300만원 발생했다. 태양광 기업에 대한 보증 손실 규모가 원전 기업의 100배에 달하는 것이다. 원전 기업에 대한 전체 보증 규모(1222억원) 대비 사고율(4억원)도 0.3%로 현저히 낮았다.
이에 대해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는 "태양광 보증은 대규모 시설자금이 많아 사고마다 금액이 큰 구조이고, 원전은 운전자금 위주라 비교적 소액으로 사고가 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123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2030년까지 100GW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전은 짓는 데만 15년이 걸리고 가능한 부지도 없고 안정성도 믿지 못하겠다"면서 "재생에너지를 대대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태양광 등 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보증 사고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사고율이 저소득층에 대한 정책금융보다도 조금 높은 수준"이라면서 "효율적 재정 지원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힘을 실어줌에 따라 부실기업에 대한 검증이 약해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 정부 출연기금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