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뉴스1

내년부터 연간 1조원을 넘게 버는 금융·보험업자는 기존보다 교육세를 2배가량 더 내는 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정부가 과세의 기준이 되는 '수익금액'을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추가 세금을 내게 된 금융·보험업계에서 "수익금액으로 인식되는 항목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다. 교육세율 인상 여부를 두고 다툰 1라운드에선 기재부가 본래 계획을 강행했는데, 세율 기준을 두고 2라운드가 시작된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업계 주장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업계에 관련 통계를 요청한 상태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수익금액이 규정된 교육세법 시행령 개정을 두고 고심 중이다. 지난 7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금융·보험업자의 수익금액이 1조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한 금액에 대해 1.0%를 교육세로 징수하겠다고 했다.

기존엔 수익금액이 1조원 이하이든, 초과이든 상관없이 0.5%의 단일세율이 적용돼 왔다. 정부는 해당 기준이 1981년에 만들어진 데다 그간 금융·보험업의 국내 총부가가치가 75배 증가한 데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융·보험업자의 수익금액은 쉽게 말해 매출이다. 금융·보험업자의 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한 당기순이익이 아니라, 수익(매출) 그 자체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게 교육세다. 다만 교육세법 시행령은 파생상품과 외환 거래에 대해선 수익이 아닌 순이익만 수익금액으로 인정하고 있다. 위험 회피(헤지·hedge)거래에 활용되는 특수성을 인정해서다.

업계에선 교육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유가증권도 순이익을 수익금액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교육세법은 유가증권의 매각에 따른 손실을 인정하지 않아 손해가 얼마가 나든 특정 종목을 매도해 이익이 났다면, 이는 고스란히 수익금액으로 잡힌다.

기재부가 수익금액 기준을 바꾸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이후 절차는 다소 복잡한 상황이다. 특히 법을 고쳐야 하는지,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한지부터 모호한 상태다. 교육세법에는 유가증권의 매각익이 수익금액으로 규정돼 있다. 부처가 자율적으로 고칠 수 있는 시행령이 아니라 법에 명시된 만큼 만큼 국회에서 법개정까지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제처 해석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 "(유가증권 수익금액 인정 범위는) 어디까지가 법이고, 또 어디까지가 시행령인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계에선 교육세의 도입 취지를 고려하면 수익금액 기준은 현행대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분식집 사업자도 부가가치세를 내는데 금융·보험업자는 내지 않고 있다"면서 "매출을 기초로 하는 부가가치세 대신 교육세를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율이 올랐을 때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금융·보험업자의 교육세는 간접세의 성격도 띠고 있다"면서 "최종 소비자, 즉 차주에게 부담이 전가돼 교육세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뛰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