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온이 국내 소비자물가를 2년간 0.055%포인트(p) 끌어올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폭우는 15개월간 물가를 0.033%p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BoK 이슈노트: 극한기상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지속성 평가와 비선형성 여부 판단'을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1990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16개 광역·특별시·자치도의 극한기상 현상 심화와 해당 지역의 소비자물가지수 변화율을 추적해 산출했다. 한국은행은 극한고온·극한강수를 월별 일 최고기온·일 최다 강수량과 과거 월별평균과의 차이가 상위 5% 이상일 경우로 정의했다.
연정인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 과장은 "고온과 강수 충격 모두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장기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고온충격과 강수충격은 발생 시점부터 3개월간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차례로 평균 0.057%포인트(p), 0.039%p 높였다.
1년간 영향은 고온충격이 0.055%p, 강수충격이 0.033%p다. 고온충격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은 24개월 이상 유지됐고, 강수충격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15개월 이후 소멸했다.
연 과장은 "이상고온 현상의 장기적인 심화 추세로 인해 고온충격의 영향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기상충격의 극한 구간에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크게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 미만인 일반고온 구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은 1년 평균 0.043%p였지만, 상위 5% 이상의 극한 구간에선 0.11%p로 확대됐다. 강수 역시 일반강수 구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은 0.024%p였지만, 극한강수 구간에선 0.054%로 확대됐다.
연 과장은 "극한기상 충격의 비선형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이상고온이나 폭우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서비스물가보다 농·수산물을 중심의 상품물가가 이상기후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고온충격과 강수충격은 상품물가 상승률을 1년간 각각 0.043%p, 0.061%p 확대했다. 고온충격의 영향은 24개월 이상으로, 강수충격(16개월)보다 길었다.
공업제품은 고온·강수충격에 따른 장단기 반응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농·수·수산물은 단기간 가격 상승 압력이 급격히 높아졌다.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고온충격으로 1년간 0.066%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강수충격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장기간에 걸쳐 0.032%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기후대응 노력이 축소, 지연되는 경우 극한 기상현상이 심화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2050년 이후부터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고온충격은 고탄소경로 하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2076~2100년 중 0.85~1.04%p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강수충격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은 2076~2100년 중 0.47~0.71%p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