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옵스펠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이 3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

"정부가 신중하게 자원을 활용하지 않으면 (금융) 리스크는 계속해서 높아집니다"

모리스 옵스펠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3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는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로 11회를 맞았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옵스펠트 선임 연구위원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인물이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국가 부채는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급격한 고령화로 고령층을 위한 재정 지원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본예산 기준 국가채무는 1415조2000억원으로, GDP 대비 51.6%다. 미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는 100%, 일본은 200%를 초과한 지 오래다.

모리스 옵스펠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이 3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

옵스펠트 선임 연구위원은 "유럽연합(EU)은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고, 한국도 그렇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요소들이 합쳐지면 글로벌 금리는 계속해서 인상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면서 "오늘 상황이 양호하다고 해서 위험 요소가 없는 건 아닌 만큼 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옵스펠트 선임 연구위원은 "적자라고 해서 항상 나쁜 건 아니다"라면서 "추가적인 재정 지출이 생산성 제고를 위해 활용된다면 분명히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구조 개혁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높이면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요한 건 자원이 잘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춘 한·미 협상에 대해선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졌다"면서 "미국이 또 새로운 요구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협상가들이 최선을 다해서 협상에 임하겠지만, 상황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렌달 헤닝 아메리칸대 교수가 3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

이날 콘퍼런스에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부채도 논의됐다. 렌달 헤닝 아메리칸대 교수는 "33억명의 사람이 보건보다는 이자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국가에 살고 있다"면서 "21억명의 인구는 교육보다 이자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국가에 산다"고 말했다. 렌달 교수는 "이런 국가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건 아니지만, 개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개발 디폴트'를 한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렌달 교수는 "금융에도 멜서스주의가 있다"면서 "금융시장 또는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데 이를 관리하는 제도적 역량은 산술적으로 증가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비관적인 입장에도 준비해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부채를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이 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콘퍼런스에 참석한 이형일 기재부 제1차관은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개도국의 부채 취약성이 심화하고 있어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면서 "G20 공동 프레임워크 등 국제 사회 차원의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