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뉴스1

정부와 은행만 출연할 수 있었던 무역보험기금에 앞으로 지역자치단체나 기업도 자금을 댈 수 있게 된다. 지자체가 기금에 출연하면,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는 해당 지자체 관할 지역 내 산업단지에 특화한 무역보험을 지원하는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할 전망이다. 무보 입장에서는 기금 출연재원이 다양해져 안정적으로 무역금융 지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무역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 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무역보험기금에 출연할 수 있는 기관에 지자체와 기업을 추가'하는 것이다.

무역보험기금은 수출입기업이나 해외 진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재원으로,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운영·관리하고 있다. 수출대금 미회수, 환변동 등 각종 위험을 보장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한다.

무역보험공사 외 다른 정부 정책금융기관으로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있다. 두 기금은 각각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확대하고, 기술 기반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나 지자체가 출연할 수 있는 두 기금과 달리 무역보험기금에 출연할 수 있는 기관은 정부나 은행뿐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세 기금 모두 2016년까지 '기타 출연기관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규정으로 인해 지자체, 기업들도 출연할 수 있었다"라며 "하지만 그해 국회로부터 무역보증기금에 대해서만 '출연기관을 정확히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무역보증기금의 출연기관을 정부와 금융기관으로 명시해두고 필요 시 다른 출연기관을 추가하기로 했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자체, 기업들은 지난해 무역보험기금에 대한 출연 수요를 정부에 전달해 왔다. 지자체나 기업이 지역별, 산업별 수요에 특화된 무역보험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지자체등이 실제로 기금에 출연한다면, 무역보험공사는 출연금의 수배로 특화 무역보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기업과 지자체가 무역보험기금에 출연하면, 무역보험공사는 해당 대기업 관련 벤더기업이나 해당 지자체 관할 지역 내 산단 기업에 대한 무역보험 프로그램을 신설함으로써 이점을 줄 수 있다"며 "이번 개정은 이를 위한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8일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366조원의 무역금융을 제공하는 '범부처 비상수출대책'을 발표했다.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무역보험 지원 규모는 100조원으로 책정했다. 이번 개정은 출연기관 다변화로 안정적인 무역금융 지원에도 일부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과 비상수출대책은 무관하다"면서도 "무역보험기금 규모 자체가 늘어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