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문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6시간동안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 충격 속에 정부세종청사는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오전 업무를 개시했다. 대부분의 부처는 주요 일정을 줄줄이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부처 수장들이 긴급회의를 소집해 차질 없는 업무 수행을 강조했지만, 뒤숭숭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기획재정부는 4일 오전 8시에 예정됐던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새벽 1시쯤 취소 공지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지원 방안과 경제 규제 혁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회의는 기약 없이 연기됐다. 국가통계위원회와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와의 연례 협의 일정도 함께 취소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주재했다.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오전 10시 20분에는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해 계엄령 사태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최 부총리는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브리핑을 갖고 "정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와 국민의 일상생활이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실물경제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경제·금융 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수출에도 차질이 없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주요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비상대응에 주력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전날 자정 이후 1급 이상 간부들을 소집해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에너지와 산업단지 등에 대한 현황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계획했던 인천 남동산업단지 방문 행사는 취소됐다. 반도체장비 업계 간담회와 제조업 문화 재생 관련 행사 역시 취소했다. 겨울철 전력수급 전망 브리핑은 자료 배포로 대체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 결과 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승강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국토교통부는 비상계엄 여파로 당초 오전 9시 30분 예정됐던 간부회의를 11시로 연기해 진행했다. 간부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한다. 계획했던 주요 행사와 보도자료 배포도 줄줄이 취소했다. 국토부는 산업단지와 관련된 현장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관련 보도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공공주택 공급 실적 및 계획 점검회의도 취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연말 계획된 송년회와 체육대회 등 주요 행사를 줄줄이 연기했다. 송미령 장관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를 열어 직원들에게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을 당부하며, 기존 업무 유지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세종에서 강도형 장관 주재로 4일 자정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선 해운항만의 정상적인 운영과 국정과제의 차질없는 이행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쟁위원회 정기회의 참석차 프랑스 파리 출장 중이었던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계엄령 사태로 급거 귀국한다. 비행기 안에서 계엄 사태 소식을 들은 한 위원장은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즉시 귀국 비행편을 찾았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정부세종청사 내부는 계엄 선포와 해제가 이어지며 긴박하게 돌아갔다. 일부 부처에서는 계엄령 발동 직후 청사 출입 통제가 이뤄지기도 했으나, 해제 이후 정상 출입이 가능해졌다. 한 부처 관계자는 "밤새 긴급회의와 상황 점검이 이어져 피로감이 크지만,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