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열린 제7차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제한지역 지정목적을 상실한 사유산지 36㎢ 면적에 대해 산지전용 제한지역을 해제하기로 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12배에 달한다.

연구개발특구 내 자연녹지지역의 건폐율과 용적률도 상향한다. 상수원보호구역 내 공공건축물에 음식점 출점도 허용한다.

정부는 28일 대전 대덕 연구개발특구 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7차 규제혁신 전략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는 '낡고 불합리한 토지이용규제 혁파'를 주제로, 토지 관련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현재 토지이용규제로 대표되는 지역·지구는 336개가 있다. 각 토지마다 중첩돼 있어, 전체 설정면적으로 따지면 46만㎢, 국토면적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조실 관계자는 "건폐율·용적률을 제한하는 용도지역, 입지 업종을 제한하는 개발제한구역, 업종·행위를 제한하는 상수원보호구역 등 다양한 규제가 첩첩이 쌓여있는 상황"이라며 "토지규제는 다양한 규제가 적용되는 성격을 고려하여 통합적인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민·관·연 합동 토론을 실시하여 117개 지역·지구에 존재하는 147건의 규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논의·확정했다.

우선 지정목적을 상실한 사유산지 36㎢에 대해 산지전용·일시사용 제한지역을 해제한다. 그동안 산지전용·일시사용제한지역에서는 ▲국방·군사시설 ▲하천·제방·저수지 ▲도로·철도·석유 및 가스의 공급시설 등 제한적인 시설만 설치가 가능했다.

하지만 제한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주변 산지가 개발되면서 산지이용 수요가 증가했다. 산지 소유자들의 제한지역 해제 요청도 대폭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지정목적 상실 산지 중 산사태 등 재해 발생 우려가 없는 사유림에 대해서 산지전용·일시사용 제한지역을 해제하기로 했다. 이번에 해제되는 면적은 산지전용·일시사용 제한지역이면서 사유지 면적 45㎢의 80%에 달한다.

정부는 연구개발특구 내 자연녹지지역의 건폐율과 용적률을 상향한다. /국무조정실 제공

연구개발특구 내 창업‧연구 공간 확충을 위해 교육·연구구역 건폐율과 용적률을 상향한다. 기존에는 건폐율 30% 이하, 용적률 150% 이하로 제한됐던 것을 건폐율 40% 이하, 용적률 200% 이하로 늘린다. 기업·대학·연구시설 연구인프라 확충 및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상수원 보호구역에 위치한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 공공건축물 내 음식점 입점도 허용된다. 그동안은 상수원보호구역 내 음식점으로의 용도변경은 엄격히 제한돼 왔다. 이로 인해 공공시설 방문객으로부터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오수 적정 처리 등 일정조건 충족시 음식점으로의 용도변경을 허용하기로 했다.

농림지역 내 일반인의 단독주택 건축도 허용된다. 국토계획법상 농림지역은 농지법의 농업진흥지역보다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나, 단독주택 건축에 대해선 농업진흥지역에서는 허용하는 반면, 농림지역에서는 불허하고 있다. 이는 귀농·귀촌인 정주여건 마련에 걸림돌이 돼 왔다. 정부는 농림지역에서도 농어가주택 외에 일반인의 단독주택(1000㎡ 미만) 건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농지 내 시설 설치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농업진흥지역 내 농약·비료 제조시설, 축산식품 제조업 등 농업 전후방산업 시설을 지을 수 있게 된다. 또 스마트농업 육성지구에는 농지전용 없이 모든 형태의 수직농장 설치를 허용한다. 필수 편의시설인 화장실·주차장을 농지 전용 절차를 밟지 않고도 지을 수 있다. 고령 농업인이 농약·비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농업진흥구역 농지에 농기자재 판매시설 설치도 허용한다.

한덕수 총리는 "토지는 국민의 주거·생활·경제활동이 이뤄지는 토대"라면서 "토지규제가 당초 목적과는 달리 환경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낡은 규제로 작용하여 비효율적 국토활용 및 기업·국민 활동을 제약하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규제 완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부처는 규제혁신이 현장에서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오늘 발표된 개선방안을 신속히 추진해 달라"고 했다.

국조실 관계자는 "규제개선 효과를 신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시행령 이하 법령은 내년 상반기까지 개정을 완료하고, 법률 개정 필요사항은 내년 중 법안 발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