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전경. /뉴스1

법인세 예산 대비 진도율이 30%대에 머무르면서 정부 예상보다도 법인세가 덜 걷히고 있다. 진도율이란 정부가 1년 동안 걷으려고 목표한 금액 가운데 실제 걷힌 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정부는 법인세 중간예납 시점인 8월과 9월에 법인세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3∼5월 잇단 ‘법인세 쇼크’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세수 펑크’가 확실시된 모양새다.

기획재정부는 28일 ‘5월 국세수입’을 통해 1~5월 누계 국세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9조1000억원 줄어든 151조원이라고 밝혔다. 5월 한 달만 보면 국세는 25조5000억원 걷혔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5월 국세수입의 예산 대비 진도율은 41.1%로, 최근 5년 진도율(47.0%)에 비해 5.9%p 하락한 수준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결손이 났던 작년(40.0%)보단 높다.

세제당국은 5년 평균 진도율과 3월 기준 3%p, 5월 기준 5%p 벌어지면 ‘조기경보’를 울려 내부적으로 세수를 다시 추계한다. 이미 5%대가 넘는 격차가 벌어지면서 조기경보 대상이 됐다. 조기경보는 올해로 3년째다.

앞서 지난 2014년, 2020년, 2023년에도 국세수입 진도율은 40%대를 맴돌았다. 국세수입 진도율이 40%를 기록한 해에 세수 결손이 났던 만큼, 올해 예산 대비 ‘세수 펑크’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2024년 5월 누계 국세수입 및 현황. /기획재정부 제공

법인세 타격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1~5월 법인세는 15조3000억원 감소한 28조3000억원 걷혔다.

법인세 진도율은 36.5%로, 최근 5년 진도율(54.5%)과 18%p의 격차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작년 기업들의 실적 저조 영향으로 연결기업의 신고 실적이 떨어지면서 법인세 수입이 줄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개별 기준 작년 기업 영업이익을 보면 전년보다 코스피는 45%, 코스닥은 39.8% 하락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반도체 대기업이 작년 ‘영업 적자’가 나면서 법인세가 발생하지 않았던 영향도 있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전체적인 세수 감소의 원인은 법인세 때문”이라며 “3월과 4월, 5월에 들어오는 법인세는 작년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내는 것이고 8월, 9월에 내는 법인세는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들어오는 만큼 법인세수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 관세 등 주요 세목의 수입도 감소일로다. 1~5월 증권거래세는 전년 수준인 2조3000억원 걷히면서 작년보다 2000억원 덜 걷혔다. 세율 인하 영향으로 전년보다 감소세를 기록했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관세도 수입 감소 영향으로 작년보다 2000억원 덜 걷혔다.

전체 세목 중 부가가치세와 소득세는 전년보다 더 걷히는 모양새다. 1~5월 부가세는 38조8000억원 수입을 기록해 전년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소비가 증가와 환급 감소로 부가세 국내분 납부 실적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소득세는 작년보다 3000억원 늘었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소득세가 증가한 영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취업자 수 및 임금인상 효과 등으로 근로소득세 감소 폭이 축소되면서 증가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4조4000억원 걷혀 작년과 비슷했다.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의 한시적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면서도 세수와 국제 유가 안정화 추세 등을 고려해 인하율을 축소했다. 상속증여세 수입은 6조9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