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9원 넘게 내렸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잠정치를 상회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다소 커졌지만, 국내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대거 매도하면서 환율이 하락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1원 내린 1376.7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8원 상승한 1386.6원으로 출발했다가 장중 내림세를 보이며 1370원대 중반에 거래를 마쳤다.

28일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이날 환율은 달러 강세로 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에 개장했다. 27일(현지 시각)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는 잠정치 대비 0.1%p 상승한 1.4%로 발표됐다.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자 원화와 동조성이 높은 엔화는 28일 한때 달러·엔 환율이 161엔까지 오르는 등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원화는 엔화와 달리 강세를 보였다. 국내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달러 매도 물량이 대거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국내 업체들은 반기 말을 앞두고 그간 물품 대금으로 받은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기 위해 달러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오후 들어 물량 대부분이 소진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낮아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면서 원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3.76p(0.49%) 오른 2797.82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8.73p 오른 2792.79로 출발해 등락을 거듭하다가 상승 마감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55.60에 거래됐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38년 만에 161엔까지 추락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