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유산발효물 원료와 이를 활용해 개발한 제품군. /윤희훈 기자

우리 쌀과 토종 유산균으로 만든 ‘한국형 쌀 유산발효물’이 대장염과 과민성장증후군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쌀 유산발효물의 효능을 입증한 농촌진흥청은 기능성 식품 소재로 활용해 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농진청 수확후이용과 연구진은 쌀 유산발효물의 효능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대장 염증을 유발한 실험 쥐에 쌀 유산발효물을 6일간 먹였을 때, 질병활성도(DAI)가 21% 개선되고 혈변이 73% 감소했다. 염증성인자(IL-6)도 40% 감소하는 등 대장염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 쌀 유산발효음료를 1일 150㎖씩 4주간 섭취토록 해 대조군보다 복부 팽만감 정도가 2.3배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내장 지방 축적과 장내 가스 생성을 줄이는 유익한 미생물(‘Blautia’)이 1.5배 증가해 과민성장증후군이 개선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앞서 농진청은 지난 2020년 생체 외 실험을 통해 쌀 유산발효물의 장내 유해 미생물 감소와 소장 내 면역 활성 개선 효과를 일부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동물 및 임상 시험을 통해 쌀 발효유산물의 장 질환 개선 효과를 보다 심도 있게 규명하기 위해 추진됐다.

박정호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발효식품이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지만, 일부 유(乳) 발효식품은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쌀 유산발효물은 장내 유익균을 늘려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복부 불편감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현재 쌀 발효유산물과 관련해 4건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산업체와 45건의 기술이전도 체결했다. 농진청은 앞으로도 쌀을 활용한 바이오소재 개발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곽도연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원장은 “쌀은 일반식품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관련 산업 소재로도 활용 가치가 높은 작물”이라며 “쌀이 식사용에서 벗어나 한층 다양하고 기능성을 갖춘 건강 산업 소재로 활용돼 식량작물 소비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