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제작하는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차량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는 현대로템과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 간 2700억원 규모의 한국형 고속철도 차량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우리나라가 고속철도를 도입한 지 20년 만에 고속철을 해외에 수출한 첫 사례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수출 계약을 맺은 것이다.

수출되는 고속철 차량은 UTY EMU-250 42량으로, 국내에서 운행 중인 KTX-이음을 우즈베키스탄 현지 상황에 맞게 개선한 모델이다. 이번 공급 계약은 현대로템의 제작 기술과 코레일의 유지보수 노하우를 패키지로 결합한 게 특징이다.

국토부는 향후 중앙아시아는 물론 10조원 이상 규모로 추정되는 폴란드, 태국, 모로코 등 세계 고속철 차량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고속철 차량 첫 수출 성과는 현장에서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적극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앞서 2022년 11월 윤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 참석한 현대로템은 고속철 차량 수출을 위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금융지원을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수출입은행 등 관계기관에 금융 문제로 수주가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전폭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계기로 이뤄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고속철도, 고속도로 사업 등 교통 인프라 협력을 주요 의제로 논의하는 등 정상외교에도 힘썼다.

이번에 수출하는 고속철 차량은 핵심부품인 전기 추동 장치를 비롯해 제동장치, 주변압기, 승객출입문 등 전체 부품의 87%가 국내 생산품이다. 128개의 국내 중소 부품 공급사가 해외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의미가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양국 정상 임석 하에 우즈베키스탄 교통부와 교통 협력에 관한 기관 간 약정을 체결했다. 양국은 철도, 도로 등 인프라, 교통안전, 기후변화 대책 등 교통 분야 전반에 있어 프로젝트 정보 공유, 전문가 교류 등을 추진해 폭넓은 협력에 착수할 예정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KTX 도입 20주년인 올해 우리 기술로 만든 고속철 차량 첫 수출은 그간 축적된 우리 민간기업의 기술·노하우와 함께 정부, 공공기관이 한 팀이 되어 달성한 쾌거”라며 “고속철도 건설과 차량, 운영으로 이어지는 K-철도가 전 세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