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시중 유동성이 한 달 전보다 17조원가량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4000조원을 넘어섰다. 증가세는 11개월째 지속됐다. 금리인하 지연 우려에 안전자산 수요가 늘면서 정기예적금이 10조원 넘게 늘어난 영향이다.

M2는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지표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포함하는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의 금융상품을 포함한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4월 광의통화(M2·계절조정·평균잔액 기준)는 4013조원으로 전월보다 16조8000억원 증가했다. M2가 4000조원을 넘긴 것은 1986년 통계집계 이후 처음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M2는 작년 5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6월(0.3%)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후 올해 4월까지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다만 증가 폭은 역대 최대였던 지난 3월(+66조3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작아졌다.

이지선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과장은 “4월에는 통화정책 전환 지연 우려가 있고 중동지역 분쟁도 심화되면서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었다”면서 “동시에 시장형 상품과 수익증권 수요가 늘면서 위험자산 수요도 증가했다”고 했다.

한은에 따르면 정기예적금은 10조2000억원 늘면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시장형상품(+7조9000억원), 수익증권(+6조9000억원)이 뒤를 이으면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골고루 늘었다. 수익증권에는 채권형 펀드 등 상대적으로 위험한 상품이 포함된다.

반면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7조3000억원)과 요구불예금(-2조8000억원)은 감소했다. 금과 정기예적금, 기업공개(IPO) 청약 등 다른 투자처로 자금이 유출되며 감소했다.

경제 주체별로 보면 기업(+18조9000억원)은 요구불예금과 시장형상품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기타금융기관(+2조5000억원)은 시장형상품과 수익증권, 가계 및 비영리단체(+1조7000억원)는 정기예적금 위주로 증가했다. 다만 기타부문(-6조원)은 정기예적금과 요구불예금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계절조정·평균잔액 기준)은 1234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9조6000억원 줄었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요구불예금이 줄면서 증가율은 전월 2.2%에서 -0.8%로 감소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