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림살이 여력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65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4월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적자다. 세입은 주는데 정부가 상반기 재정 신속 집행을 서두른 영향이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6월호’에 따르면 지난 4월 누적 기준 총수입은 213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5000억원 증가했다. 국세 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4000억원 줄었지만, 기금 수입이 9조2000억원 증가했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국기와 정부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수입 타격은 법인세가 가장 컸다. 원천분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일반·연결 법인의 사업 실적 저조로 납부세액이 12조8000억원 감소했다. 세외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7000억원 증가한 11조1000억원이었다.

총지출은 신속 집행 등 지출 증가로 1년 전보다 19조6000억원 증가한 26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속 집행이 연간 계획 252조9000억원 중 4월까지 122조7000억원을 집행해 48.5%의 집행률을 보였다. 지난해보다 집행률이 4.5%포인트(p) 늘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7조1000억원 적자를 보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 보장성 기금 수지 17조5000억원 흑자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64조6000억원 적자였다. 4월 누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91조60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리재정수지 자체가 이미 91조6000억원 적자로 계획돼 있는 터라, 이 점을 고려하면 수지 자체도 과거에 비해 적자 규모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4월 말까지 중앙정부 채무는 1128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13조4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상 계획된 국가채무 규모는 1163조원 수준”이라고 했다.

국고채 발행 규모는 18조5000억원이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완화와 유럽중앙은행(ECB) 6월 금리인하 기대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 등에 따라 글로벌 금리 하락과 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하락했다.

1~5월 국고채 발행량은 81조 8000억원이다. 연간 총발행 한도의 51.6% 수준이다. 기재부는 4월은 상환보다 발행이 많은 달로 증가 폭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