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사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6.7/뉴스1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심층 분석을 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은 7일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동해 심해층 3개의 시추공의 데이터를 통해 탄산가스 등 석유·가스전이 존재할 때 나타나는 특성을 발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브레우 고문이 언급한 ‘석유·가스이 존재를 존재할 때 나타나는 특성’은 저류층(모래), 덮개암(진흙), 기반암(근원암)으로 조성된 트랩 구조를 말한다.

액트지오 연구진은 한국석유공사가 과거에 뚫은 주작(2012년), 홍게(2015년), 방어(2021년) 3개 시추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해 심해 내 트랩구조 존재를 확인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석유나 가스전이 있으려면 기반암과 저류층, 덮개암, 그리고 트랩이 필요한 데, 3개의 시추공의 데이터를 통해 석유가 존재할만한 요인이 있음을 확인하고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해당 유정에 트랩이 존재할 잠재력이 있고,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을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라며 “이런 유망성을 보고 이미 세계적인 석유 관련 회사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기존 3개 유정에서)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다는 사실을 찾지 못했던 것은 리스크”라며 “그래서 시추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유 매장지에서 보이는 누적 탄화수소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탄소를 저장하기 유리한 덮개암 구조를 확인하는 등 제반 여건은 긍정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브레우 고문은 동해 심해 석유·가스 탐사의 성공률로 ‘20%’의 수치가 제시된 것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25년 사이 발견된 유정 중 가장 매장량이 큰 가이아나 리자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이 16%였다”며 “우리가 분석한 (동해) 분지는 리자와 동일한 유형의 트랩 등 제반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해하면 안 될 부분이 ‘20%의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말은 ‘80%의 실패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라며 “5개의 유망구조를 도출해 시추하면 1곳에서 석유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유망광구를 하나만 찾았다면 시추를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가 도출한 유망구조의 석유와 가스의 잠재적인 존재를 판별해냈지만, 실제로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시추”라며 “시추를 하지 않으면 리스크를 전부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액트지오의 조직 규모와 전문성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아브레우 고문은 “액트지오는 컨설팅 업체로, 우리 팀은 뉴질랜드, 브라질, 스위스 등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업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액트지오는 심해라는 틈새시장에 특화된 기업으로, 파키스탄, 미얀마, 카자흐스탄에서 심해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며 “브라질 석유업체인 3R과 아르헨티나 국영 YPF 등과도 같이 협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규모 업체가 대규모 프로젝트의 분석을 담당하는 것은 이 산업 분야의 표준”이라며 “우리는 실제 시추를 담당하는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회사다. 한때 직원이 15명까지 늘어났던 적도 있는데, 지금은 14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