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직원이 식품류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나섰다. 공정위는 기업이 제품 용량을 축소한 뒤 3개월 이상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소비자기본법' 제12조 제2항에 근거한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를 개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고시 개정은 기업들이 상품의 용량, 규격, 중량, 개수를 축소하고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아 소비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실질적인 가격 인상을 부담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물품을 제조하는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용량 등을 축소하는 행위를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품목의 용량 등 변경 사실을 고지해야 하는 대상으로 선정했다. 선정 대상으로는 단위 가격 표시 의무 품목과 한국소비자원 및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가격 조사 대상 품목 등을 참고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용량 등 변경 사실을 알려야 하는 품목으로는 햄, 우유, 설탕, 치즈, 식용유, 빵, 시리얼, 생리대, 치약 등이 지정됐다.

해당 품목의 제조업자들은 용량 등 축소 시 변경된 날로부터 3개월 이상 ▲포장 등에 표시 ▲제조사 홈페이지 게시 ▲제품의 판매 장소 게시 중 하나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의무 위반 시 소비자기본법 제86조에 따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이를 1차 위반할 경우 500만원, 2차 위반할 경우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단, 용량 축소 시 가격을 함께 낮춰 출고 가격 기준(단위가격)이 변하지 않거나, 용량 등의 변동 비율이 5% 이하인 경우에는 고지를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사업자들이 개정된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한다. 개정 고시는 사업자들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발령일로부터 3개월 후인 8월 3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개정안을 통해 제조사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소비자들이 온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욱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더 인정받는 거래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