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전(全) 산업 생산이 4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 투자도 각각 6%대, 8%대 감소를 기록했다. 다만 소매판매는 1.6% 증가했다.

통계청은 생산·투자 분야에서의 부진이 연초 호조를 보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일뿐, 전반적으로 경기가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2.6(2010년=100)으로 전월보다 2.1% 감소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이는 2020년 2월 이후 49개월(4년1개월) 만의 가장 큰 폭의 감소 기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내내 증가세를 이어오던 전산업 생산은 다섯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금속가공(-10.6%), 전자부품(-7.8%) 등에서 감소하면서 광공업(-3.2%) 생산이 줄었다. 도소매(-3.5%), 숙박·음식점(-4.4%)에서도 생산이 부진해 서비스업(-0.8%)도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7.8%)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2.9%) 투자가 줄어 전월 대비 6.6%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2월 9년3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했었는데,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것이 통계청 설명이다. 건설기성은 건축(-9.5%)과 토목(-6%) 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 대비 8.7% 감소했다.

반면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4%)와 승용차 등 내구재(3%)에서 판매가 늘어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 단 소매판매 중 의복 등 준내구재(-2.7%) 판매는 줄었다.

경기를 나타내는 두 지표는 동반 하락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6으로 0.3포인트(p),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0.2p 떨어졌다.

통계청에선 전반적으로 올해 1·2월 산업활동 지표가 좋았던 데 따른 일시적 조정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미숙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1·2월까지 전산업 생산과 투자 부분에서 좋았고 소매판매가 좋지 않았는데 이것이 3월엔 반대로 나왔다”며 “기저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수출 등 여타 경기 지표가 나쁘지 않아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분기(1~3월) 전산업 생산은 전 분기(지난해 4분기) 대비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액지수는 0.2% 감소했으며, 설비투자는 1.2% 감소, 건설기성은 5.2% 증가했다. 공 심의관은 “분기별로 보면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이 관찰된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전기 대비 1.3% ‘깜짝’ 성장한 것에 내수(민간소비)가 상당 부분 기여했는데, 1분기 산업활동동향 지표에선 그 양상이 다소 달랐다. 이와 관련해, 공 심의관은 “GDP 산출은 재화·서비스를 모두 포괄하는 민간 소비 지표이고, 통계청이 집계하는 소매판매는 재화에만 한정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