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 시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의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환당국은 환율을 안정시킬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 총재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에서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대담을 하고 "우리 환율이 시장 기초에 의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 비해 약간 떨어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현재의 달러 강세는 이르면 6월부터로 예상됐던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뒤로 늦춰질 수 있다는 예상에 기인한다"면서 "나는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 시장의 환율에 주는 영향은 1년 반 전에 비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전날 CNBC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시장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며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총재의 발언은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환율 방어를 위한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6일에도 한국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다.
구두 개입으로 외환시장이 진정되지 않으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국민연금이 해외주식을 매수할 때 외환당국으로부터 달러를 매입해 대금을 치르도록 하는 것) 등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한시적으로 시행됐던 한·미 통화스와프를 재개하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위축되고 중동 불안 확대로 위험 회피 심리가 고개를 들면서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대로 진입한 바 있다. 이후 17일 1380원대로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