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기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위험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F 대출 연체율은 1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고, PF 대출 잔액은 135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한은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PF대출 위험이 현실화되더라도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28일 발표한 ‘2024년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금융권 전체 PF대출 연체율은 2.7%로, 직전 분기(2.4%)보다 0.3%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PF대출 연체율은 2021년 0.4%를 기록한 후 2022년 1.2%, 작년 2.7%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PF대출 잔액·연체율 추이. /한국은행 제공

업권별로는 차이를 보였다. 먼저 증권사는 대손상각(회수 불가능한 채권을 손실로 처리하는 것)과 채무보증의 대출 전환 등으로 작년 2분기 이후 PF대출 연체율이 하락 전환했다. 작년 4분기 연체율은 13.7%로, 전분기(13.9%)보다 소폭 축소됐다. 같은 기간 은행의 PF대출 연체율은 0.0%에서 0.4%로 소폭 올랐다.

반면 저축은행과 여전사는 연체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작년 4분기 저축은행의 PF대출 연체율은 6.9%다. 전분기(5.6%)보다 1.3%p 늘었고, 작년 1분기(4.1%)와 비교하면 2.8%p 증가했다. 여전사의 PF대출 연체율은 작년 1분기 4.2%에서 2분기 3.9%로 축소됐지만, 3·4분기에 각각 4.4%, 4.7%를 기록하면서 2분기 연속 증가했다.

PF대출 잔액은 작년 4분기 기준 13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134조30000억원)대비 1조3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다만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4분기 PF대출 잔액은 2022년 말과 비교하면 5조3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 기준으로는 2022년(17조4000억원)의 3분의 1이 채 안 된다.

한은은 PF사업장 관련 리스크가 다소 증대됐다고 평가하면서도, PF사업장의 부실이 확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고위험 사업장에 시공사로 참여 중인 건설사 대부분은 PF대출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 건설사로 추정된다는 점에서다. 또 해당 시공사가 참여한 전체 사업장과 관련된 익스포저의 81.7%가 저위험 사업장에 해당돼 부실 확산 가능성이 작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개별 PF사업장 리스크와 관련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PF 리스크가 확대되더라도 금융기관의 자본 적정성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란 예외적이긴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 사건에 대해 금융시스템의 잠재적 취약성을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한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위험 사업장의 익스포저 전체가 부실화되거나, 고위험 사업장 시공사가 보유한 여타 사업장으로 부실이 전이되더라도 모든 업권의 평균 자본비율이 규제 기준을 웃돈다.

한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금융당국의 감독 규제 등으로 PF익스포저의 과도한 확대가 제약되고 금융기관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온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PF의 질서 있는 정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상 사업장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지속하는 가운데, 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