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영등포를 비롯한 서울의 원도심을 탈바꿈할 '뉴빌리지(뉴빌)' 사업을 시작한다. 소위 '빌라촌'으로 불리는 노후 저층 주거지에서 소규모 정비사업을 진행할 때 주차장, 관리사무소, 운동시설 등 아파트 수준의 편의시설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2년 동안 비아파트 10만가구를 매입해 무주택 중산층과 서민에게 공급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다가구 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를 사들여 시세의 90% 수준으로 전세를 놓는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서울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21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기존의 노후 주거지 개선 정책에서 도시재생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뉴빌리지 사업을 도입할 방침이다.

서울시내 빌라촌의 모습. /뉴스1

◇ 신축할 때 주민 운동시설·도서관 건설 '국비 지원'

정부가 발표한 뉴빌리지는 노후 빌라촌의 소규모 정비사업, 개별 주택 재건축과 주민 편의시설 설치 지원을 연계한 사업이다. 노후 빌라 밀집 지역을 아파트로 재개발하는 것보다 새로운 다세대·연립 주택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하는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에서 단독 10가구·다가구 20가구 미만 주민이 모여 소규모 정비사업(자율주택정비사업)을 하면 정부가 150억원 내외의 기반시설·편의시설 설치비를 지원한다.

신축 세대 규모별로 방범CCTV와 보안등, 주차장, 관리사무소, 북카페, 주민 운동시설, 작은 도서관, 돌봄시설, 복지관 등이 지어진다. 편의시설은 국비로 짓고, 주택은 주택도시기금을 이용해 건설할 수 있다. 기금에서 융자해 주는 비율을 총사업비의 50%에서 70%로 확대한다.

신축 세대규모별 편의시설 지원항목(예시). /국토교통부 제공

용적률은 법적 상한의 120%까지 상향할 수 있다.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이보다 범위가 더 넓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에서 소규모 정비사업과 개별 주택 재건축에 나선다면 편의시설 설치비용을 역시 150억원 내외로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뉴빌리지' 사업에 별도의 재원을 편성하지는 않는다. 정부는 연간 1조원가량의 기존 도시재생사업 예산을 재구조화해 저층 주거지 편의시설 설치에 쓸 예정이다. 10년간 10조원을 투입한다.

◇ 소득·자산 관계없이 무주택자면 '든든전세' 입주한다

정부는 2년 동안 비아파트 10만가구(전세 2만5000가구·월세 7만5000가구)를 매입해 공급한다. LH는 60∼85㎡ 규모의 신축 다세대·연립·도시형생활주택 등을 매입해 무주택 가구에 주변 전셋값의 90% 수준에 전세 공급을 한다.

소득, 자산과 관계없이 무주택자라면 든든전세주택에 입주할 수 있다. 단 출산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신생아 출산가구와 다자녀 가구에 가점을 부여한다. 이들 가구에 우선 공급 후 잔여분을 추첨제로 공급한다. 최대 8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예술공장에서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주제로 열린 스물한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도시 공간·거주·품격 3대 혁신방안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HUG는 기존에 지어진 비아파트를 역시 시세의 90% 가격으로 전세 공급한다. 전세 보증보험을 운영하는 HUG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을 때 자체 자금으로 먼저 세입자에게 반환한 뒤 2∼3년에 걸쳐 구상권 청구와 경매를 통해 회수한다. HUG는 경매에서 낙찰받은 주택을 전세 임대하게 된다.

HUG의 든든전세주택도 소득, 자산 기준을 두지 않는다. 무주택자에게 추첨으로 공급한다. LH가 신축 주택을 사들인 뒤 무주택 저소득층, 청년, 신혼부부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월세를 내주는 '신축 매입임대주택' 공급은 늘린다.

청년 월세 지원 사업은 보증금·월세 금액 요건을 폐지한다. 기존에는 보증금 5000만원 이하, 월세 70만원 이하인 주택에 거주해야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었다. 다만, 청년가구 중위소득 60%(1인 가구 기준 월 134만원) 이하로 둔 소득 요건은 그대로 둔다.

지원 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늘린다. 청년 월세 지원은 부모와 떨어져 별도로 거주하는 만 19∼34세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최대 20만원의 월세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신생아 특별공급, 우선 공급에 당첨됐다면 입주 시점에 자녀 연령이 2세를 넘더라도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신생아 특공을 받은 사람이 자녀 연령이 지나 특례대출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택 청약 때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60㎡ 이하 소형주택 기준은 완화한다. 현재 무주택으로 간주되는 소형주택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수도권 1억6000만원인데, 이를 3억원으로 상향한다. 지방 1억원 기준은 2억원으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