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거주자가 보유한 엔화예금 잔액이 3개월 만에 증가했다. 금리가 오르면 엔화 가치도 오르기 때문에 원·엔 환율이 낮을 때 엔화를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이 보유한 국내 거주자의 엔화예금 잔액은 한 달 전보다 4억6000만달러 늘어난 98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엔화 예금 잔액은 작년 11월 99억2000만달러를 기록한 후 내리 감소하다가 3개월 만에 늘었다.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엔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엔화 예금 잔액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에서는 2%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임금도 33년 만에 5%대 인상을 앞두면서 두고 있다. 이에 일본은행이 지난 17년간 지속됐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엔화 가치가 높아져 원·엔 환율이 오른다. 원·엔 환율은 작년 11월 100엔당 850원대까지 낮아졌다가 2월 말에는 885.8원으로 다소 낮아진 상태다. 금리가 오르면 원·엔 환율이 900원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반면 달러화 예금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2월 달러화 예금 잔액은 한 달 전보다 25억3000만달러 감소한 778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월대비 수출입 규모가 감소하고, 일부 기업의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달러화 예금이 줄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달러화 예금이 줄어들면서 전체 외화예금 잔액은 한 달 전보다 19억7000만달러 줄어든 961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외화예금은 작년 10월(46억1000만달러 증가)부터 3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올 1월부터 감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