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9만4000쌍이 혼인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000건 증가한 수치다. 연간 혼인 건수가 늘어난 것은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된 혼인이 다시 이뤄지는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코로나 이전은 물론 코로나 첫해 기록인 ‘20만쌍’에는 아직 못 미치는 모습이다. 게다가 내국인 간의 혼인은 되레 감소하고 외국인과의 혼인이 전체 평균을 견인하는 양상이어서, 혼인 증가가 앞으로 추세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대구 중구 대봉동 웨딩문화거리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결혼식. /뉴스1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3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4000건으로 전년 대비 2000건(1%) 증가했다. 1년 전 대비 혼인 건수 증가는 2011년(0.9%)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일컫는 조(粗)혼인율은 3.8건으로 지난해와 유사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건수는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도 상반기까지 전년 동월 대비 꾸준히 증가한 모습이었는데,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미뤄졌던 혼인들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혼인건수 및 조혼인율 추이. /통계청 제공

외국인과의 결혼이 급증한 것이 전체 혼인 건수 반등을 이끌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2만건으로 전년 대비 3000건(18.3%) 증가했다. 내국인만으로 봤을 땐 혼인이 1000건 감소한 셈이다. 특히 한국 남자의 외국인 여자와의 혼인이 전년 대비 22.5%(2700건) 급증했는데, 가장 많은 외국인 아내 국적은 베트남(33.5%)이었다. 임 과장은 “코로나 이후 외국인의 혼인 관련 입국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라고 했다.

연령별로는 30대 초반에 혼인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혼인 건수가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대는 남녀 모두 30대 초반이었다. 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로 살펴봐도 30대 초반(남 40.1건·여 42.7건)에서의 혼인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4.0세, 여자 31.5세였다. 10년 전과 비교해선 1.8세, 1.9세 올라갔다.

시도별 조혼인율. /통계청 제공

전국 시도별로 보면, 세종시에서 혼인이 가장 빈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혼인율이 높은 시도는 세종(4.4건)·경기(4.0건)·인천(3.9건) 순이었다. 반면 부산·전북·경남은 3.1건을 기록해 가장 결혼을 덜 하는 지역으로 꼽혔다. 평균 초혼 연령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남 34.4세·여자 32.4세)이었다.

이혼 건수는 9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800건(-0.9%) 감소했다. 2020년부터 4년째 감소세다. 혼인 건수가 줄어든 데 따른 수순이다. 조이혼율은 1.8건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혼인 지속 기간별로는 ‘5~9년’(18.1%)이 가장 많았고, ‘4년 이하’(18%)·'30년 이상’(16%)이 그 뒤를 이었다. 10년 전 4년 이하 이혼 구성비(23.7%)가 가장 높았던 것과 비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