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정부와 배터리 업계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힘을 모은다. 업계는 올해 9조원 이상의 설비·연구개발(R&D) 투자를 하고,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유망 배터리 개발에 1172억원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일 서울 강남구 기술센터에서 열린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배터리 업계와 만나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와 에코프로,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엔켐 등 소개 기업, 현대차, 고려아연 등 총 11개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배터리 3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민관 합동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차세대 배터리는 기존 소재와 다른 물질을 사용해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이차전지를 말한다. 최근 기술적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게임 체인저로 기대된다.

특히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의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배터리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일본의 도요타, 중국의 CATL, 미국의 퀀텀스케이프, 독일의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고,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산업부는 “개별 기업이 모든 필요 기술을 개발하고 적정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는 어려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정부 과제를 통해 관련 생태계를 폭넓게 육성하려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8년 개발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리튬메탈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 3개 분야의 유망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총 1172억원을 지원한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음극소재에 흑연 대신 리튬메탈을 사용해 에너지 밀도와 수명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흑연을 사용하지 않아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소재에 리튬이 아닌 황을 사용해 기존 배터리보다 가벼운 것이 장점이다.

주요 기업들도 올해 설비투자 7조원을 포함해 총 9조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은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라인, 4680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LFP 양극재 생산라인, 흑연 가공 등 음극재 생산라인 등의 설비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안덕근 장관은 올해 민‧관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보급형 제품 개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통상현안 대응을 꼽았다. 국내 투자를 통한 공급망 자립화, 배터리 전주기 순환체계 구축도 핵심 과제로 제안했다. 안 장관은 “5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시작으로 민관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