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350억 달러가 넘는 흑자를 기록하면서 정부 전망치인 300억 달러 흑자를 초과 달성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흑자 폭이 100억달러가량 확대됐다. 서비스수지는 적자폭이 확대됐지만,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보면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다만 12월 경상수지는 수출이 수입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경기 개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작년 경상수지는 35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흑자 폭이 96억9000만달러 확대된 것이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상품수지(수출-수입) 흑자 폭이 작년의 2배 수준으로 커진 것이 영향을 줬다. 지난해 상품수지는 340억9000만달러 흑자로, 1년 전(156억2000만 달러)보다 184억7000만달러 확대됐다.
흑자 폭은 커졌지만 항목별로 보면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가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은 6450억5000만달러, 수입은 610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1년 전보다 492억7000만달러(-7.1%), 677억4000만달러(-10%) 감소했다.
여행·운송·지적재산권 사용료 등의 거래를 포괄한 서비스수지는 25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184억1000만달러 확대됐다. 여행수지가 125억2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적자 폭이 가장 컸고, 기타사업서비스(92억2300만달러 적자), 가공서비스(67억9200만달러 적자) 등이 뒤를 이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316억1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임금은 1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배당소득이 244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전체 흑자 폭은 1년 전보다 112억6000만달러 커졌다.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대가 없이 주고받은 증여성 송금 등의 차이를 뜻하는 이전소득수지는 45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56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이 중 직접투자는 193억6000만달러, 증권투자는 74억5000만달러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직접투자가 213억9000만달러, 증권투자가 183억9000만달러 축소됐다. 반면 지난해 190억7000만달러 감소했던 기타투자는 96억4000만달러 늘면서 증가 전환했다.
작년 12월 경상수지는 74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23억1000만달러 흑자)보다 흑자 폭이 51억달러 확대됐다. 상품수지는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증가하면서 80억4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서비스수지는 25억4000만달러 적자를, 본원소득수지는 24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