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민간부채(가계+기업)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24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제2전체회의'에서 '국내 민간부채 현황 및 향후 리스크 관리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신 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비율은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2분기 기준 101.7%로, 선진국(70.9%)은 물론 신흥국(46.9%)보다도 높다. 기업부채 비율은 120.9%로, 선진국(89.4%)과 신흥국(103.7%)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신 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팬데믹 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정부부채 증가속도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한 반면, 가계부채외 기업부채는 글로벌 평균 수준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두 부채를 합친 민간부채의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명목 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은 작년 3분기말 기준 227%로, 작년 1분기 말(224.5%)과 비교해 2.5%포인트(p) 올랐다. 가계신용 증가세가 높은 가운데, 기업신용 증가세도 지속되는 추세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작년 3분기 0.2% 증가하면서 전체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분기 저점을 찍은 주택담보대출이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작년 3분기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3.8% 감소하면서 1년째 줄어들고 있다.
신 위원은 "급속한 신용 확대는 금융불균형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라면서 "최근 우리나라 민간신용은 기업신용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 금융기관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등)특정 부문의 위험이 경제·금융시장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되지 않도록 잠재 리스크를 식별하고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