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통상교섭본부장 집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채승우 객원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올해 최대 통상 도전 과제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을 꼽았다. 해당 이슈가 한미 양국에서 정치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협상과 소통이 쉽지 않았다고 안 본부장은 회고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간에 끼인 한국의 기업의 상황을 설명하고, 미국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안 본부장은 이러한 한·미 간 통상 현안을 풀 수 있었던 기제로 '정상 외교'를 꼽았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고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엄격하게 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에 대해선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요구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정상간의 신뢰, 어떻게 보면 윤 대통령이 미국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것부터 차근차근 우호적인 환경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미국이 한국을 신뢰하고 삼성과 SK하이닉스에 대해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부여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의 단단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8월 24일 오후(현지시각) 인도 자이푸르 램바 팰리스호텔에서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올해 통상 분야의 숙제가 많았다. 가장 힘들었던 이슈는 뭐였나.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이 제일 힘들었다. 너무나도 정치화된 이슈였다. 협의 과정이 정치적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한미 동맹에 대한 도전이라는 식으로 야권에서 문제제기를 했다. 정치적으로 쟁점화가 되다보니 협의나 성과에 대한 부담이 컸다. 부정적인 기사도 많이 나왔다."

─처음 도입 당시와 비교하면 친환경차의 대미 수출이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10월까지 IRA 대상 친환경차 수출대수가 11만대를 넘었다. 배터리와 태양광 등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가 비상구로 열어둔 '상업용 친환경차 세액공제'가 일종의 돌파구가 됐다. 현대차는 아예 이 부분을 특화해서 판매 비중을 늘려가는 정책을 폈다."

─미국이 IRA를 통해 투자유치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 전략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맞는다. 특히 지난해 8월 미국이 IRA를 시행한 후 대미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다만 기업의 대미 투자 증가가 국내 투자 축소 요인은 아니다. 최근 삼성과 현대차 등은 대규모 국내 투자를 계획 중이다.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여건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한 정부의 방안은 있나.

"기업의 해외 진출이나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는 기업의 전략적 경영활동의 일환인 만큼, 정부가 직접 개입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만 정부는 국내 경제 영향을 고려해 관련 정책을 추진한다. 첨단·전략 산업의 국내 복귀기업에 대해선 투자보조금 지원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4월 26일 미국 국빈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 /대통령실 제공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반도체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불안요인이 아닌가.

"중국에서의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지속적인 경영상 제약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다만 한미 간에는 정상 간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히 협의하며 경영 부담을 최소화해 가고 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고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엄격하게 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에 대해선 예외를 해달라고 요구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VEU 지정을 받았다. 어떻게 설득을 했나.

"나도 '될까' 싶었다. 결국 이러한 성과는 정상간의 신뢰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미국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것부터 차근차근 우호적인 환경을 만든 것이다.

미국이 한국을 신뢰하고 삼성과 SK하이닉스에 대해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부여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의 단단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