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손민균

청소년 온라인 불법도박을 근절하기 위한 ‘범정부 대응팀’이 출범했다. 여러 기관에 흩어졌던 각각의 대응책을 한군데로 모아 불법도박을 비롯해 2차 범죄 연계도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3일 오후 법무부에서 온라인 불법도박 근절과 청소년 보호를 위한 ‘범정부 대응팀’ 1차 회의를 열고 ▲수사·단속 ▲치유·재활 ▲교육·홍보 ▲조사·연구 등 분야별 구체방안을 논의했다.

대응팀에는 법무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대검찰청, 경찰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 9개 부처가 참여한다. 대응팀은 ▲청소년 상대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조직에 대한 강력한 수사・단속 ▲도박사이트와 광고 신속 차단 ▲청소년기 특성에 맞는 맞춤형 예방 교육으로 도박 중독자가 되는 상황 방지 ▲도박에 노출된 청소년의 일상 회복을 위한 치유․재활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한 심층적인 조사·연구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주기적으로 성과와 개선 방안을 점검할 방침이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청소년을 상대로 한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조직에 대한 수사역량을 강화해 범죄단체조직·활동, 조세 포탈 등 혐의까지 의율한다. 경찰청은 내년 3월 31일까지 청소년을 유혹하는 온라인 도박사이트와 광고 매체와 청소년 도박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인다.

방통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손을 잡고 불법 사이트·도박 광고를 심의한다. 포털·소셜미디어(SNS) 등에 대한 삭제와 차단 요구·명령 절차도 진행한다. 문체부는 콘텐츠 불법유통 사이트와 사이트 내 게재 광고를 삭제하고, 여가부는 불법도박 사이트와 SNS 광고·홍보 게시글을 점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는 불법도박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이번 대응팀을 출범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불법도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불법도박 매출 규모 추정액은 102조 7000억원에 이른다. 2019년 81조5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26% 늘었다. 특히 여가부가 지난 4월 전국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약 88만명을 대상으로 사이버 도박 진단 조사를 진행한 결과 위험군으로 조사된 청소년은 2만8838명으로 집계됐다.

불법도박에 손 덴 청소년들은 2차 범행을 저지른다는 사실도 대응팀이 출범한 계기 중 하나다. 불법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마약 배달·보이스피싱 등 2차 범죄로 연계되는 데다, 도박 빚을 감당하지 못한 청소년 가운데 일부는 삶을 등지는 등 각종 폐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온라인 불법도박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철저한 수사와 단속 등 총력 대응을 지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