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이 9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제조업 고용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면서 취업자 감소 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제조업 고용 부진은 특히 40대 취업에 영향을 주면서 고용 한파가 불어오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률은 9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3.2%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p) 상승했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9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제조업 고용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7만2000명 감소했다. 지난 4월(-9만7000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9개월째 감소 중이다. 제조업 생산과 수출 회복세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 기준)는 한 달 전보다 5.6% 상승해 3개월 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가 13.4% 상승하며 크게 반등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지난 8월 기준 전월보다 3.4%p 상승했다.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표적인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에 영향을 주지 못한 셈이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취업자 중에서도 전자부품 제조 쪽에서 감소 폭이 커졌다"라며 "자동차나 의료 관련 부분에서는 증가 추세를 이어가지만, 전자부품이나 금속가공, 화학 쪽에서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수출이 개선됐음에도 기저효과로 인해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세가 지속됐다고 봤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9월 22만7000명 늘어 큰 증가 폭을 기록한 바 있다.
제조업 중에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되면서 고용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반도체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고용의 반동이 크지 않은 업종"이라며 "내년에는 글로벌 교역량이 회복하고 고금리 효과가 조금씩 축소돼 제조업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고용의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취업자가 줄어들면서 우리 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 취업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서 국장은 "특히 40대 남성의 경우 제조, 건설, 도소매업에 주로 포진해 있어 취업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 취업자로는 60세 이상에서 35만4000명 늘어 고용 상승의 대부분을 견인했다. 40대 취업자는 5만8000명 줄면서 15개월째 감소 중이다. 20대 이하 취업자는 8만6000명 줄어들면서 1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20대 취업자 수 감소에는 인구가 줄어든 영향도 반영돼 있다.
제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고용 시장 호황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최근 수출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국면이지만, 제조업의 전반적인 회복세가 좀 더 지속돼야 한다"라며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이 클 때는 고용을 늘리기보다 기존 직원들을 위주로 조정하는데, 경기가 반등해야 고용으로 이어지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제조업 고용 전망은 어두운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