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대출이 많이 풀리면서, 2030 청년층의 부채가 빠르게 상승했다. 그런데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며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부작용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적 자산과 추가 대출 여력이 충분한 중장년층에 비해 소비를 대폭 줄이고, 상환 능력이 없어 이들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치솟기 때문이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26일 발간한 'KOSTAT 통계플러스(가을호)'에는 이런 내용의 '청년부채 증가의 원인과 정책 방향' 분석 내용이 담겼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는 전반적으로도 심각하나, 특히 30대 이하 청년층의 부채가 코로나와 저금리 시기를 계기로 폭증한 바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에 따르면, 이는 코로나 기간 주택 가격 상승과 연관이 있다. 중장년층의 경우 집값이 오르면서 보유 부동산 자산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부채의 급격한 증가를 동반하지는 않았다. 반면 주택 보유 비율이 낮은 청년층은 전월세 보증금 수요가 많았는데, 이것이 상당 부분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라는 점에서 부채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로써 중장년층과 청년층의 순자산 격차가 더욱 확대된 것이다.
문제는 이후 금리 인상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청년층처럼) 저축이 부족하고 차입이 어려울 경우 소비를 현재 소득에만 의존해야 하므로 금리 상승, 경기 둔화 등으로 부채상환 부담이 증가할 경우 소비를 줄이며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만일 소비를 줄여도 부채를 상환할 수 없게 되면 연체율이 높아진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우려한 상황이 지난해부터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우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증가는 전 연령대에서 2030대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p) 인상될 때 20대와 30대의 DSR은 각각 3.2%p, 3.3%p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반면 40대(2.6%p 증가), 50대(2.1%p), 60대 이상(1.2%p)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DSR 증가 폭은 줄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감소 금액 역시 청년층이 가장 취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p 금리 인상에 따른 20대 연간 소비는 약 29만9000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20만4000원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대 이상은 3만6000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20대와 60대 이상의 소비 감소액은 8.4배나 차이 난다.
김 연구위원은 "이런 현상은 같은 청년층 내에서도 부채가 없는 경우와 부채가 많은 경우 격차가 상당했다"며 "부채 상위 50%에 속하는 청년층 차주의 경우 부채가 없는 경우에 비해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감소 폭이 약 11배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청년층의 신용이 하락하고 소비가 급감해 경제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 우리 사회 전체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청년층 한계 차주에게 장기 분할 상환 대출 전환 기회를 넓혀주고, 중장기적으로는 청년층 부채 상당 부분이 주거 관련 부채이므로 부동산 시장 안정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