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35억달러 감소했다.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보유 중인 다른 나라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 외환스왑 거래를 실시한 것도 일시적으로 외환보유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뉴스1 제공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8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83억달러로 집계됐다. 한 달 사이 35억달러가 줄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감소,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8월 중 101.62에서 103.16으로 약 1.5% 올랐다. 그 결과 유로화·파운드화·엔화 등 다른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했다.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지난달 엔화 가치는 3.5%, 호주달러화 가치는 2.7% 하락했다. 파운드화, 유로화 가치도 각각 1.0%, 0.9% 내렸다.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를 실시한 것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4월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 올해까지 350억달러 한도 내에서 외환스왑 거래를 실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위해 시장에서 달러를 끌어모으면,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어서다. 이에 한국은행의 보유 달러와 국민연금의 원화를 맞바꿔 외환시장 영향력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정확한 거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외환스왑 구조는 이렇다. 국민연금은 한국은행에 특정 거래일의 환율을 적용해 원화를 지급하고 미국 달러를 받는다. 만기일이 다가오면, 국민연금은 한국은행에 미국 달러를 돌려주고 거래일의 스왑 포인트를 적용한 환율로 원화를 받는다. 스왑 포인트란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로 스왑 비용에 해당한다. 만기가 돌아와 전액을 돌려받기 전까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외환보유액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을 포함한 유가증권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외환보유액의 90.6%에 해당하는 3790억3000만달러(90.6%)를 유가증권으로 보유 중이다. 이어 예치금 148억4000만달러(3.5%), 특별인출권(SDR) 150억5000만달러(3.6%), 금 47억9000만달러(1.1%), IMF포지션 45억9000만달러(1.1%)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7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8위 수준이다. 1위는 중국(3조2043억달러)이다. 이어 일본(1조2537억달러), 스위스(8839억달러), 인도(6058억원), 러시아(5900억원), 대만(5665억원), 사우디아라비아(4269억원)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