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 카르텔'을 지적한 지 두 달째, 학원가를 조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행보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해커스·에듀윌·공단기 등 학원에 대한 부당 광고 제재가 줄이었고, 최근엔 소비자법 집행 감시요원들을 선발해 학원 분야 위반 행위 단속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소비자법 위반행위 감시요원 75명을 선발해 지난 2일부터 오는 11월 말까지 4개월 동안의 감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6월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소비자법 위반행위 감시요원 제도는 2010년부터 생겼는데, 매년 테마로 하는 주제가 다르다. 올해의 경우 ▲학원 분야 허위·과장 광고 행위 ▲상조·선불식 할부거래 방식(적립식) 여행분야 미등록 영업 등이 감시 주제로 선정됐다.

특히 이번 선발 과정에선 '학원 분야의 경우 허위·과장 광고로 실제 피해 경험이 있거나 관련 경력이 있는 소비자가 지원할 경우 선발 시 이를 반영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만 20세 이상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모집했는데, 직전까지의 학창시절 경험을 경력란에 기입해 지원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민간을 동원한 테마 감시 활동은 성과도 꽤 있는 편인 만큼, 학원가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실시간 방송판매(라이브 커머스)' 분야에 한해 실시한 감시요원 활동의 경우 4개월간 1408건 제보가 접수됐다. 이 중 42%인 592건이 채택됐다. 채택 여부와 업체의 자진시정 여부에 따라 1건당 4만~5만원의 사례금이 주어지는데, 이런 사례비로 총 2788만원이 지급됐다고 한다.

학원가를 겨냥한 공정위의 직접적인 제재도 최근 잇따르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공무원 시험 준비용 인터넷 강의 등을 판매하는 '에듀윌'과 '공단기'에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각각 발송했다.

이 업체들은 평소와 같은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지금 결제해야 할인된 가격을 적용받는다" 등의 문구로 세일 혜택이 곧 마감될 것처럼 광고했으나, 실제로는 이후에도 같은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다크패턴'(소비자의 착각·실수·비합리적인 지출 등을 유도하는 눈속임 상술)의 한 유형이기도 하다.

서울 노량진 해커스 학원 옥외광고 모습. /연합뉴스

또 이보다 앞선 지난 6월 말에는 해커스 학원의 '최단기 합격 공무원 학원 1위' 등 문구를 거짓·과장 광고로 판단하면서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챔프스터디에 과징금 2억8600만원을 부과한 바도 있다. 해커스가 다른 학원과의 합격 소요기간 비교 등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이밖에 매년 8월 초 실시하는 '하도급거래 실태조사' 대상에도 사교육업체를 포함했다. 최근 사교육업체 중에는 교육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출판업(교재)·영상업(인터넷강의 촬영)을 함께 영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 중 일정 매출 규모 이상의 입시학원·일타 강사(원청업체)의 경우 하청업체 간의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 여부, 하도급대금 지급·대금조정 등에 관한 실태를 공정위가 살펴볼 예정이다.

한편 지난 7월 초 교육부로부터 넘겨 받은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 사항 24건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시장감시국 전체 과를 동원해 사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는 이미 알려진 부당 광고나 교재 끼워팔기 사례뿐 아니라, 일부 재수 기숙학원에서 밥값을 학원비에 함께 책정하는 것이 '끼워팔기'가 아니냐는 내용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