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A씨는 7월 22일 토요일 여행사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취소했다. 그런데 여행사는 영업일인 7월 24일 월요일이 돼서야 해당 항공권의 취소 처리를 진행했다. 월요일을 기점으로 계산된 탓에, A씨가 취소를 신청한 토요일을 기점으로 계산한 것보다 항공사 취소 수수료를 더 많이 물어야 했다.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비행기표를 예약할 때 주말·공휴일 발급은 즉시 가능하면서 취소는 불가능해 취소 수수료를 더 많이 물게 하는 불공정 약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에 나서기로 했다. 또 여름휴가와 추석을 앞두고 온라인으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유사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공정위는 2일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권 관련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항공권 관련 피해 구제 신청 건수는 올해 1~6월 834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305건) 대비 173.4% 증가한 것이다.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출국장에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항공권 피해구제를 신청한 1960건을 살펴보면, '여행사를 통해 구매하며 발생한 피해'가 67.7%(1327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사를 통한 직접 구매 피해'는 32.3%(633건)였다. 공정위는 "여행사를 통해 구매하면 가격이 싸지만, 취소 등 계약조건은 불리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우선 여행사를 통해 구매한 항공권을 취소할 때 '항공사'와 '여행사'의 취소 수수료가 중복으로 부과되는 사례가 있었다. 항공사 취소 수수료는 일정 조건에 따라 출발일까지 남은 일수에 따라 차등 계산되며, 여행사 취소 수수료는 취소 시점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부과된다. 이런 환급 규정을 미리 알지 못해 예상하지 못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주말·공휴일 등 영업시간 이외에 대부분 여행사가 실시간 발권은 하면서 즉시 취소처리는 하지 못하는 문제도 하나의 피해 사례로 꼽혔다. 통상 항공사는 예매 후 24시간 이내 취소 수수료 없이 환불 처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여행사는 영업시간(평일 오전 9시~오후 5시) 외에는 발권 취소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실제 취소 처리는 다음 날 평일에 진행돼 취소 수수료가 더 부과되는 경우가 있다.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 현황(왼쪽)과 구매처벌 피해 현황. /공정거래위원회

구매는 여행사에서 하지만 운행 스케줄 변경 여부는 항공사에서 확인해야 해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항공사 사정으로 운항 일정이 변경·결항해도, 구매처인 여행사에서 이런 정보를 신속하게 안내하지 않아 소비자가 직접 수수료를 지급하고 일정을 변경하거나 취소해야 하는 것이다.

이 밖에 가격만 보고 영세한 해외 온라인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는 경우, 관련 정보 제공이 미흡하고 피해구제도 어려울 수 있다. 이런 해외 여행사 중 일부는 항공권 환급 시 포인트로 지급하거나, 항공사 사정에 따라 항공권을 취소하는 경우에도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소비자원은 자율 개선을 권고하지만, 영세한 해외 온라인 여행사의 경우 연락조차 닿질 않는 등 해결이 쉽지 않다고 한다.

공정위는 ▲주말·공휴일 환불 불가 ▲과도한 위약금 ▲환급금 지연 조항 등 여행사 항공권 구매 대행 약관을 검토해 불공정 약관을 시정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항공권 구매 시 취소·환급 조건 확인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며 "가급적 여행 일정 확정 후 항공권을 구매하고, 구매 후에는 운항 정보 등 메일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