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금강 세종보가 지난 13∼15일 쏟아진 폭우로 물에 잠겨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일 세종보를 비롯한 전국 4대강 16개 보 모두를 존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환경부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부터 올해까지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보(洑) 해체를 요구해 온 환경단체 7곳에 지원금 총 24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환경부는 올해에도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보 해체를 요구해 온 환경단체 4곳에 ‘수질보전 활동 지원사업’ 명목으로 지원금 약 2억원을 지급했다. 이들 단체는 ‘환경 포럼’을 개최하거나 하천 감시 활동을 하겠다며 지원금을 받아 갔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비영리 민간 단체 보조금 지급’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환경부 등록 민간 단체에 202억6200만원을 지원했다. 이 중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에 지급한 지원금은 24억3000만원에 달한다.

한 단체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총 11회나 지원금을 받았다. 7년 동안 받은 지원금 액수는 4억원에 달한다. 이 단체는 그동안 ‘4대강 보 완전 해체’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4대강 사업 이후 물길이 단절되고, 강바닥이 훼손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4대강 보를 가뭄에 활용하라고 지시한 뒤, 환경부가 과거 국가물관리위원회의 ‘보 해체 결정’을 철회하고 보 활용 방안 모색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00호보전협의회’라는 이름의 단체는 시민 참여 수질보전 활동 명목으로 여러 차례 지원금을 받아 갔다. 특히 이 단체는 행정안전부에서 ‘지역 환경 지도자 양성 사업’ 명목으로 지원금을 받고, 환경부에서도 ‘환경 전문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 명목으로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충남 논산시 성동면 화정리 수박 재배 농가를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대책을 논의하면서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으로 수해복구와 피해 보전에 재정을 투입할 것”이라며 “국민의 혈세는 재난으로 인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 드리는 데 적극 사용돼야 한다”고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이 수해 복구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반(反) 카르텔’을 꺼낸 것은 수해의 근본 원인이 국가 치수 사업 부재에서 비롯됐고, 국가 치수 사업이 멈춘 것은 정부 지원금으로 명맥을 이어가는 ‘환경단체 카르텔’ 때문이라고 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감사원이 지난 20일 발표한 ‘금강·영산강 보 해체 결정’ 감사 결과에 따르면 보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꾸려진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구성 과정부터 불공정했다. 해당 위원회가 사실상 ‘4대강 반대론자’로만 구성됐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금강의 세종보(해체)·공주보(부분 해체)·백제보(상시 개방), 영산강의 승촌보(상시 개방)·죽산보(해체)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이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정부 5년간 4대강에 대한 트라우마로 하천 준설을 하지 못해 4대강 사업을 시행한 본류와는 달리 지류 및 지천에서는 거의 매년 홍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올해는 수십 명의 인명 피해까지 초래했다”며 “환경부가 지류 및 지천 정비사업을 적극 추진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주환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자기들 입맛에 맞는 단체에만 지원금을 몰아주는 등 시민단체를 하나의 권력으로 만들었다”며 “정부 보조금 수급 기준을 들여다보고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