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배송된 ‘수상한 소포’와 관련한 신고가 전국에서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 세관이 통관 강화에 나섰다. 관세청은 최근 논란이 된 ‘미확인 국제우편물’과 관련 지난 21일부터 국제우편물과 특송물품(해외 배송 택배)에 대한 긴급 통관강화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경찰 등에 신고된 우편물과 발신자·발송지 정보가 같거나 유사한 국제 우편물·특송화물은 즉시 통관을 보류하고, 엑스레이 검사 결과 내용물이 없는 ‘스캠 화물’로 확인되면 반송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일 울산 동구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독극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소방대원이 해당 우편물을 확인하는 모습. /울산소방본부 제공

관세청은 “해외 판매자가 판매실적 등을 부풀리려는 목적으로 상품 가치나 내용물이 없는 우편물·특송화물을 국내 불특정 주소에 무작위 발송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미확인 국제우편물이 이런 스캠 화물과 유사한 형태로 반입된 점을 고려해 스캠 화물로 확인되면 우정사업본부·특송업체와 협력해 해외 반송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상한 내용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 등은 경찰에 통보할 방침이다.

관세청은 본인이 주문하지 않았거나 자신과 무관한 곳에서 발송된 소포는 개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직원 3명이 주문하지 않은 국제우편물을 개봉한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은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국방과학연구소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는데 별다른 유해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

주문하지 않은 수상한 국제 우편물이 배송됐다는 신고는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하루에만 관련 112 신고가 987건 접수됐다.

경찰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 적힌 소포를 발견하면 열어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