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의 전(全)산업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전월 대비 증가했다. 생산·소비·투자가 동시에 늘어난 건 지난 2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다만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우리나라의 전(全)산업 생산과 소비, 투자는 모두 전월 대비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의 모습. / 뉴스1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3년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1(2020=100)로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 올해 들어 전산업 생산 지수는 2월(1.1%)과 3월(1.1%)에 상승하다가 4월(-1.3%)에 잠시 주춤한 바 있다. 서비스업 생산이 줄었으나 광공업과 공공행정, 건설업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세부적으로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2% 증가했다. 통신·방송장비 생산이 16.9% 감소했지만, 자동차(8.7%)와 반도체(4.4%) 등 제조업 생산이 늘었다. 통계청은 “자동차는 KD세트(수출용 완성차 조립부품)와 대형 승용차, 반도체는 D램·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다만 출하도 6.1% 늘었다. 출하가 크게 증가하면서 제조업 재고율은 123.3%로 전월 대비 6.8%포인트(p)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9%로 2.0%p 상승했다.

지난달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5.2(2020년=100)로 4월보다 0.4% 증가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0.5%)와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0.6%),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2%) 판매가 모두 늘었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슈퍼마켓·잡화점, 승용차·연료소매점, 전문소매점, 면세점, 편의점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무점포소매, 백화점, 대형마트 판매는 증가했다.

통계청

5월 투자 부문에서는 설비투자가 일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2.6%)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6.2%) 투자 증가 등에 힘입어 전월 대비 3.5% 늘었다. 건설기성은 토목(-0.1%)에서 공사 실적이 줄었으나 건축(0.7%) 공사 실적이 늘면서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반면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27.8% 줄었다. 도로‧교량 등 토목(36.2%)에서 늘었으나 주택 등 건축(-45.0%)에서 줄어든 탓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p 상승했다. 2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같은 수치를 유지하면서 7개월 만에 하락 흐름을 멈췄다.

통계청은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일부 개선 흐름을 보이긴 했으나 정보기술(IT) 경기 위축,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지연 등으로 광공업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부진하다”며 “향후 IT 경기 반등 시기나 그 정도, 주요국 경기 동향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