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거주자 외화예금이 54억달러 늘면서 5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과 해외직접투자 자금을 일시적으로 예치하면서 달러화예금과 유로화예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5월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96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54억달러 줄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의 합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외화예금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 배당소득과 해외직접투자 자금을 일시적으로 예치하면서 달러화예금과 유로화예금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미 달러화예금은 전월 대비 30억9000만달러 증가한 822억9000만달러, 유로화예금은 12억9000만달러 늘어난 57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엔화예금도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자금 일시 예치, 개인의여유자금 예치 등에 힘입어 증가했다. 한 달 사이 9억3000만달러 늘어난 6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수에 힘입어 1300~1340원대에서 서서히 하락한 점도 기업의 자금 흐름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거나 앞으로 하락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질 때 기업이나 개인은 저렴해진 달러를 쌓아두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기업예금은 51억3000만달러 늘어난 826억7000만달러, 개인 예금은 2억7000만달러 증가한 14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의 외화예금이 49억7000만달러 늘었고,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은 4억3000만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