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300억달러 '잭팟 투자'를 약속했던 아랍에미리트(UAE)가 우리나라 기업 투자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한국-UAE 간 정상회담이 성사된 지 4개월 만에 UAE 측은 20억달러 규모 투자 검토에 착수했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UAE 아부다비 소속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아부다비투자청(ADIA), 아부다비개발지주회사(ADQ), 아부다비투자위원회(ADIC) 등 4곳과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마스다르(Masdar'), 상업은행 FAB(First Abu Dhabi Bank) 등 UAE 7개 기관은 지난 15~16일 한국 서울을 방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오후(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UAE 부통령 겸 총리(두바이 통치자)와 환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 그리고 우리 기업 30여곳의 관계자들과 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한국 방문으로 UAE 측은 한국에서의 20억달러 규모에 대한 투자 실무 검토에 착수했다. 당초 양국이 양해각서(MOU)를 맺은 300억달러 규모 투자 실행의 '신호탄'을 쏜 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300억달러 중 20억달러에 대해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투자 검토가 들어간 것으로 현재 딜(deal·거래)을 진행하고 있다"며 "양국 정상회담 이후 투자 약속에 대한 이행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UAE 측이 이번 20억달러 규모 투자를 우선 검토하고 있는 분야는 에너지·정보통신기술·농업기술·생명공학·항공우주·K-Culture 등이다. 구체적인 투자 기업명은 비공개에 부쳤다. 단 기재부는 "이런 우선 투자 협력 분야에 이들의 투자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새해 첫 순방으로 UAE를 찾았고, 한-UAE 정상회담 이후 300억달러 투자 유치 MOU를 맺었다. 윤 대통령 임기 내 해당 규모의 투자를 성사시키겠다는 약속이었다.

당초 순방 직전까지만 해도 100억달러 정도 투자 규모면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는데, 이를 훨씬 뛰어넘는 거액의 투자 유치가 정상회담 자리에서 결정돼 실무자들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UAE 측이 과거 투자를 결정한 2015년 중국 50억달러, 2013년 러시아 10억달러 등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기재부는 앞으로도 양국 간 협력 관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음 달 초 추 부총리 주재의 투자협력위원회를 개최한 뒤 7월 초에는 UAE 측과 경제공동위원회를 통해 양국 경제 수장간 장관급 회의를 연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산업은행 등에서 현지 방문해 우리 기업과 관련한 투자 설명회를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