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투자은행(IB)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사실상 끝났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3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5.0~5.25%로 0.25%포인트(p) 올렸는데, 이번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4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시장 관계자들은 연준의 이번 금리결정이 예상에 부합했고, 정책결정문과 기자회견에서 6월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한 점이 비둘기파(dovish·통화완화 선호)적이었다고 해석했다.

연준은 2~3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4.75~5.00%에서 5.00~5.25%로 높아졌다. 2007년 8월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월가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회의 직후 낸 정책결정문에서 향후 금리 동결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봤다. 연준은 이번 결정문에서 '몇 번의 추가적인 긴축이 적절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했고 향후 경제지표에 따라 정책을 결정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기조를 유지'라는 문구도 결정문에서 빠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점도 6월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발언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최종금리 수준에 가까워졌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언급했다.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금리를 0.25%p 인상하고 '조건부 인상 중단'을 시사하는 등 대체로 비둘기파적이었다"며 "연준은 더이상 '추가 정책 긴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향후 움직임과 관련해 경제와 금융여건의 전개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는 조건부의 유연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정책금리를 연말까지 5.0~5.25%로 유지하다가 내년 3월부터 금리를 0.25%p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정책결정문 표현은 2006년에 연준이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할 때 사용한 표현과 거의 유사하다"면서 연준이 사실상 금리 인상을 종료했다고 평가했다.

RBC도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 완화와 임금상승 둔화 조짐, 은행부문 긴장에 따른 신용여건 긴축의 부정적 영향 등을 언급했다"며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을 중단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를 강조하면서 연내 금리 인하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언급한 점은 매파적(hawkish·통화긴축 선호)이었다고 진단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필요하다면 더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설 준비도 돼 있다"고 말해 당장 다음달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지레 짐작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은 '추가 정책 긴축이 적절할 수 있다'는 표현을 삭제해 금리 인상 사이클의 중단을 시사했다"며 "다만 추가 정책긴축의 적절한 정도를 결정할 때에는 전체 데이터를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성향도 보여 균형을 유지했다"고 했다.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전체적으로 매파적인 중단(hawkish hold)였다"며 "연준이 최종금리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지역은행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6월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6월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은 까다로울 것이라고 봤다. 웰스파고는 "연준이 실제로 6월에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서는 향후 6주간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며 인상 기준은 매우 높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