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물가가 주춤하면서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4.2%)보다 0.5%포인트(P) 축소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월(3.7%) 이후 가장 낮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15개월 만에 3%대로 하락했다. 물가 상승세는 작년 4월 4.8%, 5월 5.4%, 6월 6.0%, 7월 6.3%까지 가파르게 치솟은 뒤 점차 둔화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6% 올랐다. 전월(4.8%)보다 상승 폭을 소폭 축소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4.0%를 기록해 전월(4.0%)과 같은 상승 폭을 보였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물가 상승률 둔화에는 석유류 가격이 내린 영향이 반영됐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6.4% 내려 2월에 이후 석 달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수준이다.
가공식품은 7.9% 올라 여전히 상승률이 높았지만, 전월(9.1%)보다는 오름세를 축소했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1.0% 올랐다. 농산물이 1.1% 오른 가운데 채소류 가격이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7.1% 상승했다. 축산물은 1.1% 내려 전월(-1.5%)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산물은 6.1%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23.7% 상승해 전월(28.4%)보다 오름폭이 둔화했다. 지난달 예정됐던 전기요금 인상 등이 미뤄지고 작년 4월 인상분이 반영되면서 상승률에 큰 차이가 없게 나타났다. 반면 개인서비스는 6.1% 상승해 전월(5.8%)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은 7.6% 뛰어 전월(7.4%)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외식외 개인서비스는 5.0% 오르면서 2003년 11월(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둔화한 주요 원인은 석유류와 농수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하면서 총지수에 반영된 것"이라며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에는 그런 게 빠져 있다 보니 (잘 떨어지지 않고 있다). 석유류와 농산물이 반영된 (근원물가) 총지수의 하락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