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의 전(全)산업 생산과 소비가 전월 대비 증가했다. 다만 투자가 다시 하락 전환했다. 특히 우리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생산이 14년여 만에 최대 증가세를 보이는 등 반등하며 광공업 생산이 5%대 '깜짝'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이런 반도체 생산 기록은 지난 달 역대급 감소 폭에 따른 기저효과이자 전 분기 및 1년 전보다는 여전히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어, 추세적으로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시각이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아직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3년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6(2020년=100)으로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10월(-1.1%)·11월(-0.5%) 감소한 뒤 12월부터 4개월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업 주력 상품에서 생산이 증가하면서 광공업 생산이 5.1% 늘었다. 광공업은 2020년 6월(6.5%) 이후 33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특히 D램·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이 35.1% 크게 뛴 모습이다. 지난 1월(-5.6%)·2월(-17.1%) 등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인 뒤 지난 달 상승 전환한 것이다. 이는 2009년 1월(36.6%) 증가 이래 14년2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다만 이것은 그간 지속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여온 데 따른 기저효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시각이다. 분기 단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대비 9.1% 감소했으며, 1년 전 1분기와 비교해도 33.8%나 감소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계약 일정 등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으로 봐야 한다"며 "최근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감산 계획을 밝힌 것 등을 참고하면 전반적 추세는 감소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조업 생산의 또 다른 축인 자동차 생산도 RV승용차·하이브리드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6.5% 늘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0.5% 감소했지만, 1년 전보다는 10.6%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2%로 전월대비 3.3%포인트(p)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보통신(-2%) 등에서 줄었으나 금융·보험(1.8%), 부동산(3.1%) 등에서 늘어난 모습이다. 숙박·음식은 음식점 및 주점업과 숙박업 등에서 모두 줄어 전월보다 3.4% 감소했다. 다만 이는 지난 2월(8.2%)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 측면이 크다는 설명이다. 분기별로 봤을 때도 4분기 대비 1.8% 증가해 숙박·음식 서비스업 생산은 증가 추세다.
지난달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8.1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2.3%)·12월(-0.2%)·올해 1월(-1.1%) 등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다가, 2월(5.3%)에 이어 2개월 연속 늘었다.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0.7%), 가전제품 등 내구재(0.4%)에서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의복 등 준내구재는 1.1% 감소했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백화점·승용차 및 연료소매점·전문 소매점에서 판매 감소했으나, 무점포소매·대형마트·슈퍼마켓 및 잡화점·면세점에서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9.7%)가 줄어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건축 공사 실적(-7.6%)이 줄어 3.3%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 호조와 소매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6P 올랐다. 2개월 연속 상승세다. 다만 순환변동치 지표를 살펴보면 99.9로, 100보다 아래에 위치해 부진·둔화 양상을 보이는 모습이다. 향후 6개월 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P 하락해 5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김 심의관은 "아직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된다"고 했다.